이미지 크게보기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페이스북 캡처

최 전 함장 14일 국가수사본부에 ‘명예훼손·모욕죄’ 고소
고교교사 ‘함장 겨냥 막말 후 사과’ 조상호 前 부대변인과 닮은꼴
신원식 “호국보훈의달에 북한편 드는 고교교사에 경악과 분노”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천안함이 벼슬이냐” 며 입에 담기조차 힘든 과도한 욕설과 막말을 SNS에 올린 고교 교사의 사과에도 불구,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1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 전 함장은 지난 10일 ‘함장이 천안함 장병 수장(水葬)’ 발언으로 논란이 된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역시 사과에도 불구,자신과 천안함 전우회 명의로 국가수사본부에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최 전 함 장은 13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함장, 유가족, 생존장병들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SNS에 올린 글에서 “본인 사과글에 지인들의 가해 댓글이 없어지지 않는 한 용서는 없음을 공지드린다”며 “민사 손해배상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최 전 함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보해 주신 정의로운 학생!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서울 휘문고 고교교사 A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천안함이 폭침이라 ‘치면’, 파직에 귀양 갔어야 할 함장이란 XX가 어디서 주둥이를 나대고 XX이야. 천안함이 무슨 벼슬이냐? 천안함은 세월호가 아냐 XX아. 넌 군인이라고! 욕먹으면서 XX 있어 XX아”라고 썼다. 해당 학교 학생이 최 전 함장에게 알려준 것으로 추정된다.

최 전 함장이 SNS를 통해 민사 손해배상 소송 진행 의사를 밝히자 A씨는 지난 11일 SNS에 올린 글에서 최 전 함장에 대해 사과했다.논란이 된 글은 SNS에서 삭제됐다. A씨는 “오랜 기간 군인이라는 국가의 공적 역할을 수행했던 분에 대해 제 짧은 생각을 지나치게 과도한 욕설과 비난으로 표현했던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그는 “설령 어떤 시사적 사안이나 인물에 대해 생각을 표명한다 하더라도 ‘악플’을 쓰는 수준의 배설적 글을 올린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최 전 함장을) 앞에서 뵀으면 하지도 못했을 말을 인터넷 공간이라고 생각 없이 써댄 행위를 솔직하게 반성하고 정중하게 사과드린다, 비난받아 마땅한 글이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천안함과 관련해 깊은 상처를 입고 슬픔을 겪은 장병, 유가족들의 마음과 전몰자분들의 영령에도 사과가 조금이라도 가닿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여권 인사와 천안함 음모론자들이 서로 바통을 주고받으며 최 전 함장 등 천안함 생존 장병들을 대상으로 언어 테러에 가까운 막말과 욕설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SNS에 올린 글에서 “고교교사가 ‘폭침이라 치면’이라며 최 전 함장에게 해댄 욕설은 , 북한의 범죄집단이 아닌 살아남은 함장과 장병들에게 반성해서 죄인처럼 살라고 강압하는 말로 들린다”며 “호국보훈의 달에 천인공노할 만행이 밝혀져서 입장이 난처해진 북한 편을 들고 싶은 건지 경악과 분노가 치민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 개탄스러운 ‘비정상’의 근본원인과 책임은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고 아직도 정식으로 천명하지 않고 있는 문 대통령에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정충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