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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공약 싸고 갑론을박
지지율 정체…尹과 대결선 밀려
당내 경선 연기론 덮쳐 코너에

李, 노벨상 수상자 책 인용에
정세균도 “주장 왜곡” 날세워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통령선거 유력 주자인 이재명(사진) 경기지사를 향한 당 안팎의 견제가 거세지고 있다.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고, 지지율도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일각에서 이 지사를 겨냥한 경선 연기론까지 다시 불붙는 양상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을 앞두고 이 지사가 사실상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7일 나온다.

이 지사는 최근 기본소득의 학문적 근거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의 책 내용을 언급했다가 여야 인사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연일 이 지사를 비판하고 있고, 앞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 지사의 경제와 복지에 대한 인식은 밑바닥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근거로 인용한 학자들의 주장마저도 왜곡됐다”며 이 지사를 견제했다.

지지율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밖으로 밀리는 등 고전하고 있다.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가 PNR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일 진행한 가상 양자대결(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지사는 39.5%에 그쳐 52.1%를 받은 윤 전 총장에게 12.6%포인트 뒤졌다. 이 지사는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윤 전 총장보다 열세였다. 다른 조사에서도 이 지사는 윤 전 총장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추세다.

당내 경선 연기 주장까지 더해지면서 이 지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물밑에서 들끓던 경선 연기 주장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최문순 강원지사의 공식 요구를 계기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현 상황에서 여권 내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만큼 대승적으로 경선 연기를 수용해야 한다는 압박도 이 지사로선 부담이다.

미묘한 분위기에 이재명계 의원들은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안심소득과 유 전 의원의 공정소득 개념에 대해 “이 지사의 기본소득 영향을 상당히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기본소득에) 편승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복지 정책도 궁색해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윤 의원을 향해서도 “박사 출신 경제학자인데 지금은 경제학자의 후광을 업은 정치 선동을 많이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경선 연기 주장에 대해서도 이 지사 측 관계자들은 “지도부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