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靑선거개입 의혹 첫 정식 공판

재판 넘겨진 이후 1년4개월만
피고인 15명은 모두 혐의 부인
대선前 1심 판결땐 정국 요동
김미리 재판장 휴직 등 변수로

‘청와대의 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정식 공판이 검찰에 의해 기소된 지 1년 4개월 만인 10일 오후 열린다. 검찰은 이 사건을 청와대가 지방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민주주의를 훼손한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청와대 관계자 등 15명을 재판정에 세웠지만 관련 피고인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만약 1심 재판 결과가 대선이 치러지는 2022년 3월 9일 전에 나온다면 피고인들의 유·무죄에 따라 정국이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하지만 첫 정식 재판이 1년이 지나 열린 데다 해당 재판 피고인이 많아 10개월 정도 앞둔 대선 전에 1심 선고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부장 장용범·마성영·김상연)는 이날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부시장 등 울산시 전·현직 공무원들과 청와대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등 15명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정식 공판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어 지난해 1월 기소 이후 송 시장 등이 처음 재판정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날은 첫 공판인 만큼 검찰이 공소사실 요지를 설명한 후 피고인들이 이에 대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피고인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싸움이 예고되는 가운데, 공판 과정에서 선거 개입과 관련해 청와대 ‘윗선 개입’ 등을 놓고 중요한 증언이 나올지도 촉각이 모이고 있다.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이자 측근인 송 시장 당선을 위해 청와대와 울산지방경찰청 등의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이들을 지난해 1월 기소했다. 검찰은 송 시장 측근이던 송 전 부시장이 2017년 10월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근 비위 관련 첩보를 생산해 청와대를 거쳐 울산경찰청이 관련 수사에 착수하도록 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당시 김 전 시장 관련 수사 상황이 청와대에 총 21차례(지방선거 전 18차례·선거 후 3차례)에 걸쳐 보고된 것으로 파악했다. 송 시장 측은 또한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 후보에게 공직을 제안해 선거에 출마하지 않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이 실장과 송 전 부시장 등을 추가 기소하면서 장기간 이어온 수사를 매듭지었다. 이 실장은 지방선거 기간 송 시장 등으로부터 ‘울산 공공병원 공약을 수립할 때까지 산업재해모(산재모)병원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를 늦춰달라’는 부탁을 받고 선거 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발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기로 하면서 15명의 피고인이 한 재판정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앞서 본사건 재판은 지난해 1월 공소제기 후 올해 3월 31일까지 총 6차례 준비기일만 갖는 등 1년 넘게 공전했다. 신속한 심리가 필요한 재판인데도 피고인들의 기록 열람·등사 문제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란 이유 등으로 지연됐다. 울산시장 선거 1심 재판 결과를 두고 사법부 내에선 대선 일정과 관계없이 재판 일정은 순리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첫 재판이 1년이 넘도록 지체됐고, 피고인이 늘어난 점은 향후 선고 시점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피고인들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면 법정 공방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지난해 첫 기소부터 재판장을 맡았던 김미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지난달 건강상의 이유로 휴직에 들어가 현재 마성영 부장판사가 자리를 대신한 점도 향후 재판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법원 내 진보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김 부장판사는 그간 편향성과 재판 지연 논란을 빚었다.

이은지·이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