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출근 발열체크 인사청문회를 준비 중인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검청사 지하주차장을 통해 출근하면서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퇴임뒤 8개월간 1억9200만원
일각 ‘몰래 변론’ 가능성 거론
金측 “매일 출근해 업무수행”

법무부 차관 시절 법조인들의 ‘전관(前官)예우’ 근절을 주장해온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검찰총장 후보자가 정작 본인은 퇴직 후 8개월 만에 약 2억 원의 고문료를 받으면서 특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후보자와 가족은 차관 퇴임 이후 1년 새 재산이 6억 원 이상 늘었다.

10일 국회에 제출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까지 법무법인 화현에 근무하면서 자문 형식으로 총 1억92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12월엔 매달 1900만 원씩을 받다가, 올해부턴 매달 1000만 원이 오른 2900만 원을 받았다. 법조계에선 김 후보자가 이른바 ‘이름값’으로 거액의 자문료를 받은 만큼, 일종의 특혜란 지적이 나온다. 한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는 “공직 시절 지위로만 보면 김 후보자가 받은 자문료는 적정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관이란 영향력을 바탕으로 급여를 받은 것이어서 국민 눈높이엔 맞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19년 말 차관 재직 시엔 ‘법조계 전관특혜 근절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전관 특혜 근절을 추진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4월 법무부 차관에서 퇴임한 직후 화현의 고문 변호사로 합류했다. 공직자윤리법상 고위 공직자가 퇴직할 경우 3년 동안 연 매출 100억 원 이상의 법무법인 취업을 제한하지만, 당시 해당 법무법인은 매출액이 이 기준보다 낮았다.

일각에선 변호사 선임계를 내지 않고 진행하는 이른바 ‘몰래 변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정식으로 선임계를 내고 사건을 수임하면 문제없겠지만, 혹여 자문을 빙자해 검사들과 전화했다면 문제 소지가 있다”고 했다. 김 후보자 측은 “전관으로 이름만 올린 것이 아니라 정식 고문 계약 후 매일 법무법인으로 출근해 업무를 수행하고 받은 급여”라고 해명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두 자녀의 재산으로 지난해 7월 공개된 재산보다 6억 원 이상 늘어난 19억9379만 원을 신고했다. 본인 명의의 경기 성남 분당 아파트의 공시지가가 1년 새 2억 원가량 오른 것이 영향을 줬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