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전 2.5%의 2배 웃돌아
집주인 稅부담, 월세로 전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전·월세 전환율이 올해 들어 상승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기준 5.7%(전국 주택 기준)로 6개월여 전 낮춘 법정 전·월세 전환율(2.5%)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과 보유세 강화에 따른 집주인 부담이 월세로 전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 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주택의 전·월세 전환율은 두 달 연속 5.7%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5.7%) 이후 연말에 5.6%로 떨어졌지만 지난 2월부터 5.7%로 반등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9월 4.9%에서 12월 4.7%로 하락한 뒤 석 달 연속 4.7%를 유지하다 지난달 4.8%로 올라섰다. 이러한 현상은 5대 광역시와 8개도, 지방 등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국에서 주택 전·월세 전환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8.7%) 지역이었다. 이어 △충북(8.3%) △전북(7.9%) △충남(7.8%) △경남(7.2%) △대구·강원·전남(7.0%) 순이다. 이들 지역 상당수는 올해 처음으로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는 등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주민 불만이 커진 곳인데 전·월세 전환율도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7월 말 시행된 임대차2법(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과 늘어난 보유세 부담이 월세로 전가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법정 전·월세 전환율은 재계약의 경우에만 적용된다.

부동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집주인이 시세대로 임대료를 받을 수 없도록 하면서 시장 왜곡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세 물건이 월세로 전환되고 전·월세 전환율도 뛰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월세 전환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지난달 전국 주택의 평균 월세 보증금과 월세는 각각 4111만4000원, 65만6000원까지 올라섰다. 서울 주택에서 월세를 살려면 평균 보증금 9910만8000원에 매달 97만5000원을 내야 한다.

살고 싶은 곳이 서울의 ‘아파트’라면 보증금과 월세 부담은 각각 1억2233만3000원, 113만5000원까지 커진다. 강북권역은 보증금 9446만8000원에 월 100만9000원, 강남권은 보증금 1억4598만4000원에 월 124만3000원이 필요하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