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코치·동료·심판까지 걱정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 열린 MLB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 4회 엉덩이 쪽에 이상을 느낀 뒤 마운드에 올라온 코치, 포수 등과 몸 상태에 대해 상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탬파베이전 투구중 자진 강판

3.2이닝 무실점 평균자책 2.60↓
“둔부 통증… 부상자명단엔 안 가”
몬토요 “선발 순서 거를 일 없어”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도중 부상으로 자진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류현진은 26일 오전(한국시간)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0-0이던 4회 말 2사 후 몸에 이상을 느껴 마운드를 넘겼다. 류현진은 마누엘 마르고트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직후 더그아웃으로 ‘신호’를 보냈다. 피트 워커 투수코치와 팀닥터가 류현진에게 달려갔고,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마운드까지 와 류현진을 점검했다. 류현진은 코칭스태프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공을 건넸다.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이 가벼운 오른쪽 엉덩이 통증을 느꼈다”고 밝혔다. ‘가벼운’이라고 표현했기에 부상 정도가 심각한 건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이 잘 걷고, 그래서 아주 작은 부상으로 보고 있다”면서 “(류현진을) 선발 로테이션에서 거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류현진 역시 “마르고트에게 초구를 던지는 순간 이상함을 느꼈다”면서 “자진 강판은 잘한 선택이고, 그냥 조금 근육이 긴장한 정도”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부상이라고 할 정도도 아니고,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아도 될 것”이라면서 “내일부터 다시 훈련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류현진이 경미하지만, 부상을 당한 것은 지난해 토론토로 옮긴 뒤 처음이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소속이던 2013∼2019년 10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류현진이 엉덩이 쪽에 부상을 당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2014년 8월 오른쪽 둔부 염좌 증세로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고, 2017년 5월에도 왼쪽 엉덩이 타박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류현진은 “그때(다저스 시절)와는 부위가 다르고, 통증에도 차이가 크다”면서 “2014년에는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도 아팠는데, 지금은 그런 느낌이 없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2019년 4월에도 사타구니 통증으로 자진해 마운드를 내려왔다. 당시 부상자명단에 올라 10일간 쉬었지만, 류현진이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해 부상이 커지지 않았다. 류현진은 “2019년과 비슷한 듯하다”면서 “빨리 결정해서 투구를 중단했고, 부상이 깊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토론토는 1-0으로 승리했고, 류현진은 승패를 남기지 않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개막 후 5경기 만에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류현진은 3.2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았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3.00에서 2.60으로 낮아졌다. 류현진은 5삼진을 뺏었고, 1볼넷을 허용했다.

류현진의 투구 수는 62개. 직구 23개(37%), 체인지업 18개(29%), 컷패스트볼 14개(23%), 커브 5개(8%), 싱킹패스트볼 2개(3%)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91마일(146.4㎞).

바로 전 등판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5이닝 동안 8안타를 내주며 4실점, 시즌 2패째(1승)를 당했던 류현진은 이날은 스트라이크존 전체를 두루 활용하는 효과적인 피칭을 펼쳤다.

류현진은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까지는 투구 내용이 좋았다”면서 “내가 빨리 강판해 불펜 투수가 많이 투입됐는데,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갑작스럽게 강판했지만 토론토 불펜은 팀 메이사(1.1이닝), 타일러 챗우드(1이닝), 라이언 보루키(1.2이닝), 데이비드 펠프스(1이닝), 라파엘 돌리스(1.1이닝)가 5.1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