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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시중銀 해외송금추이 분석
이달 13일간 9759만달러 송금
작년月평균금액보다 10배 늘어
같은기간 중국外 송금은 43%↓

‘김치프리미엄’ 악용 차익 추정

한국이 차익거래를 노린 중국 암호화폐 세력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김치 프리미엄’을 악용하는 중국 암호화폐 조직의 치밀한 불법 거래 움직임을 확인하고도 수년간 사실상 수수방관해오면서 한국 암호화폐 시장을 표적으로 내주는 꼴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 가격이 외국보다 높은 현상을 말한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성일종(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2021년 월별 비거주자(외국인 거주자 포함) 해외 송금 추이를 보면 4월 들어 13일까지 중국으로 보낸 금액이 지난해 월평균보다 950%나 증가했다. 이달 중국으로 송금한 금액은 9759만7000달러로 지난해 월평균 금액인 929만3000달러보다 10배 가까이 웃돌며 이례적으로 치솟았다. 중국으로의 1월 송금액은 1590만5000달러, 2월은 810만9000달러, 3월은 1350만4000달러였다. 성 의원은 “중국 외 국가에 대한 송금액은 같은 기간 43%나 줄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교류도 줄었다”며 “암호화폐 관련 차익거래에 따른 송금액 증가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송금 건수도 급증했다. 4월 중국 송금 건수는 5778건으로 전년 월평균 1293건보다 347% 늘었다. 송금 건수 증가율이 금액을 하회하는 것에 비춰볼 때 건당 송금액이 전년 월평균이나 전월보다 커졌다는 분석이다. 외국환거래법상 이유를 밝히지 않아도 되는 해외 송금액 한도는 연 5만 달러다. 차익거래 세력은 해외거래소에서 싼 값에 암호화폐를 산 후 국내에서 팔아 ‘김치 프리미엄’만큼의 차익을 얻는다. 전송 수수료와 거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이를 제하더라도 막대한 이익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차익거래 세력의 조직적 움직임이 자금세탁에 악용될 수 있는 데다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는 원론적 수준의 대응에 그치고 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