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인터뷰서 중재자론 되풀이

임기를 1년 남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대화를 제안하며 ‘대북 레거시(업적·Legacy)’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의 ‘대북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동맹’과 ‘경제’를 모두 놓칠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이 원하는 대중 견제 동참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백신외교’는 어불성설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 및 기후변화를 포함한 기타 세계적인 관심 현안에 대해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백신 외교 우선순위에 대중국 안보회의체인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4자 협의체)를 중심에 놓을 정도로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조하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불참 의사를 밝힌 7월 도쿄올림픽에서의 북한 참가와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개최에 대한 미련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이 막판에 참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 물 건너간 형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기 내 미·북 관계를 복원시켜 대북정책을 업적으로 남기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북한마저 기대를 접고 비판하는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 역할에 미국이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문 대통령이 수사적인 외교 표현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민 안전에 직결된 외교 사안에선 뚜렷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