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서 학대행위 자백
“실수로 벽 부딪혀” 말 번복

檢, 정인이 양모 사형구형

인천 한 모텔에서 뇌출혈 상태로 발견돼 의식불명인 생후 2개월 딸의 친아버지가 경찰 조사에서 “화가 나 아이를 던졌다”며 학대 행위를 자백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모의 폭행으로 숨진 ‘정인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힘없는 약자인 아동에 대한 학대가 끊이지 않고 있다.(문화일보 4월 13일자 9면 참조)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긴급체포된 A(27) 씨가 혐의를 일부 인정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A 씨로부터 “혼자 모텔에서 두 아이를 돌보는데 자꾸 울어 화가 나서 딸아이를 던졌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지난 13일 인천 부평구 한 모텔에서 “딸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딸 B 양의 머리에 멍 자국 등 학대가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하고 A 씨를 긴급체포했다. 체포 직후 A 씨는 “딸아이를 안고 있다가 실수로 벽에 부딪혔다”며 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또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은 등에 올라타 귀찮게 한다는 이유로 2살 아들의 뺨을 수차례 때린 C(36) 씨에게 아동학대, 특수협박 혐의로 징역 1년을 최근 선고했다. C 씨는 지난 2월 대전 서구의 가정집에서 아들의 뺨을 17회가량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또 아내가 전 남자친구와 연락한다는 소문을 듣고 아내를 흉기로 위협한 혐의도 받았다.

한편 생후 16개월의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는 양모 장모 씨에게 검찰은 전날 열린 1심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또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과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 보호관찰 5년 명령도 요청했다. 아동학대 및 방임 혐의 등을 받는 남편 안모 씨에겐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하고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과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 10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장 씨가) 건강이 악화된 피해자의 사망 당일 배를 발로 강하게 밟아 치명상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했다. 반면 장 씨는 최후진술에서 “아이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줘 죽어 마땅하다”면서도 “아이가 죽었으면 좋겠다거나 죽든 말든 상관없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규태 기자, 인천=지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