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게시판 글에 5000명 동의
회사측“사실과 다른 부분 있어”

삼성전자가 최대 7.5% 임금인상안에 합의한 후에도 임금협상 결과를 둘러싼 직원들의 불만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내 게시판에는 임금 협상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임원과 사원의 최근 10년 치 평균 연봉인상률을 공개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부 게시판에 지난 7일 올라온 임금협상 관련 불만 글에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5000개 이상의 공감이 달렸다.

글 작성자는 “회사가 경영을 생각하면 사원보다 적게는 몇 배에서 많게는 몇십 배 더 많은 급여를 받는 임원의 연봉을 동결 또는 삭감했어야 한다”며 “경영의 어려움이 핑계라면, 임원과 사원의 10년 치 임금인상률을 공개하라”고 했다.

특히 임금협상을 진행하는 노사협의회에 대해서는 “사원 측 협의위원이 사원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함에도 상위 고과를 받아 사원들의 불만이 높다”며 “협의회 사 측 위원 중 노조 와해와 관련된 사람이 있는지도 답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비슷한 기능이 있다. 사원 5000명 이상이 게시글에 공감하면 사 측이 관련 내용에 공식적으로 답해야 한다.

이 직원은 앞서 임금협상이 지지부진할 때도 협상 과정을 투명화하자는 내용의 글을 작성해 만 하루 만에 5000개가 넘는 공감을 받았다. 나기홍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부사장)은 게시글이 올라온 지 23일 만에 동영상을 통해 게시글에 답변했다. 그러나 이 직원은 답변이 구체적이지 않다며 새 글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5000개 이상의 공감을 받은 이상 답변은 당연히 할 것이지만 글을 쓴 직원이 사실과 다르게 알고 있는 부분도 있다”며 “답변을 위한 검토가 필요해 구체적인 시기는 명확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