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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군 제작한 어진 공식지정
추사방식 권오창 화백이 그려

조선 6대 임금으로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인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17세에 죽임을 당한 ‘비운의 왕’ 단종의 정부표준영정(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최명서 강원 영월군수는 14일 강원도청에서 ‘단종 어진(초상화) 제작 설명회’를 열고 군이 제작한 어진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정부표준영정 제100호’로 공식 지정됐다고 밝혔다.

정부표준영정은 역사적 인물 중에서 민족적으로 추앙받고 있는 선현들의 영정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문체부 장관이 지정한 영정을 말한다. 권오창 화백이 그린 단종 어진은 생전 모습이 담긴 그림이 없어서 당시의 얼굴을 상상해 그리는 추사(追寫)의 방식으로 제작됐다. 조선왕조실록에 묘사된 단종의 외모 사료와 전주이씨 종중의 골상 특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태조 어진, 세조 어진을 검토해 공통된 특징을 추출해 그렸다.

군은 어진 제작 전 과정을 담은 단종어진추사의궤(端宗御眞追寫儀軌), 어진 뒤에 드리우는 일월오봉병(日月五峰屛), 단종 어진 봉안식에 사용될 차례와 행사 장면을 담은 반차도(班次圖)를 함께 제작했다.

영월군은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와 무덤인 ‘장릉(莊陵)’이 있는 곳으로 1967년부터 매년 ‘단종 문화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군은 단종 선양사업을 위해 장릉 역사관에 ‘충신 추익한이 단종에게 머루를 바쳤다’는 전설을 형상화한 ‘머루진상도’를 봉안하고 있으나 이는 단순 상상도로, 표준영정으로 어진을 새로 제작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춘천 = 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