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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영선(32)·강은빈(여·32) 부부

2015년, 저(은빈)와 남편은 SNS에서 드문드문 연락을 주고받는 지인이었습니다. 서로 실제 얼굴을 본 적은 없었어요. 저희가 가까워지게 된 건 서울에 사는 제가 부산 여행을 계획하면서부터였죠. 부산 토박이였던 남편에게 그곳 사람들만 아는 좋은 장소를 추천받아 여행을 시작했는데요. 여행 중에 문득 남편 생각이 나더라고요. “오늘 광안리 갈 건데 혹시 시간 괜찮으면 차라도 한잔해요.” 당시 저는 남편에게 이렇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제 딴에는 엄청 용기 낸 행동이었죠.

저녁 무렵, 곧 도착한다는 남편의 연락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멀리서 한 남자가 걸어오는 게 보였는데요. 정말 사람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듯한 느낌을 딱! 받았습니다. 세상이 온통 흑백으로 멈추고 이 남자 혼자 생생하게 움직이더라고요. 태어나 가장 가슴 설레던 순간이었어요. 저와 남편은 그날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후 서울로 금세 다시 올라가야 하는 게 아쉬웠던 저는 남편 일정을 묻지도 않고 기차표 시간을 바꿨습니다. 다행히 남편도 시간이 맞아 계속 함께 있을 수 있었어요.

부산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온 뒤에도 저는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정말 보고 싶었거든요. 남편도 마찬가지였대요. 결국, 헤어진 지 한 달도 안 돼 이번에는 남편이 반대로 서울로 여행 왔고, 저희는 연인이 됐습니다.

결혼은 2017년 9월에 제주도에서 했습니다. 지금도 제주도에 살아요. 여행지에서 처음 만나 여행하듯 사는 저희 부부의 결혼생활을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저희 잘살게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