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업무보고 받아
시민의견 수렴 뒤 최종 결정
측근 “꼼꼼하게 들여다 볼것”
시의회 반대에 ‘진통’ 예상

오세훈 서울시장이 현재 무리한 강행으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중단하고, 광장을 원상 복구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오 시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이 사업과 관련해 비판적 의견을 수차례 밝힌 만큼, 이날 관련 업무보고를 받은 뒤 시민 의견 수렴 등 여러 검토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의 핵심 측근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 예산이 이미 투입됐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당장 사업 중단은 쉽지 않다”면서도 “사업이 무리하게 추진된 만큼 (오 시장이) 보궐선거 과정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른 시일 내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선 시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데, 다수 의견이 부정적일 경우 광장을 원상 복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특히 보궐선거 전 시장 권한대행 체제에서 공사가 성급히 추진된 배경 등도 상세히 살필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측근은 “지금은 어떤 관련 자료도 없지만 업무보고 뒤 (특정인 영향력 행사 여부나 업체선정 과정 등) 여러 의혹에 대해 문제 소지가 있다면 전체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며 “아직 (오 시장) 취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구체적인 일정 등은 추후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공사 중단은) 시의회 동의를 구해야 하며, 오 시장의 광장 재조성 사업에 대한 재검토 방향에 대해선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오 시장과 건축가 승효상 씨 사이에서의 미묘한 긴장 관계도 주목된다. 오 시장은 앞서 지난달 31일 “광화문광장을 중앙에서 편 측으로 옮기는 것은 한 건축가의 노욕 때문일 것”이라며 승 씨를 직접 지목했다. 특히 “이 분은 박(원순) 전 시장의 건축 멘토 역할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학연(경남고 동기)도 있다”면서 “그 영향력을 (광화문 공사 시작에) 행사했을 거라고 추측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승 씨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고 참다가 한마디 한다”며 “박 (전) 시장의 유고 이후 나는 서울시와 어떤 교류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 시장 시절 섬처럼 만든 광화문광장을 광장답게 고치기 위해 노력한 것이 박 (전) 시장의 유고로 영영 무산될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었을 따름”이라고 반발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