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령·배임 혐의’ 이상직 영장

檢, 선거 탓 미뤘다가 신속청구
정권 관련사건 수사 속도낼 듯

검찰이 9일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사실상 4·7 재·보궐선거 이후로 미뤄뒀던 검찰의 정권 수사가 다시 본격화되는 것이라는 해석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사위가 이스타항공이 지급보증을 선 태국 회사에 재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 정권과 이스타항공 간 유착 의혹도 불거진 만큼 향후 검찰 수사가 청와대를 겨냥할 경우 ‘레임덕’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 3월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임일수)로부터 이 의원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횡령), 업무상 횡령, 정당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보고받고 시기를 조율해왔다. 특히 대검은 전주지검 수사 내용 등에 비춰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이견이 없었으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기를 늦추도록 했다. 수사팀도 수사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큰 이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 의원이 지난 2015년 이스타항공 주식을 당시 10대, 20대이던 자녀들에게 편법 증여하는 과정에서 조카 A(재무담당 간부) 씨와 공모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A 씨를 구속기소 하면서 검찰은 이 의원도 구속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의혹과는 별도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1∼9월 전통주 등을 자신의 선거구민 377명에게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 수사가 청와대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 사위는 태국에서 이스타항공이 지급보증을 서 준 회사에 근무했고, 이스타항공은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문 후보를 적극 지원했다. 별건 범죄 새 지침에 따라 관련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될 경우 조남관 검찰총장 권한대행에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윤정선·이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