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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의용(오른쪽 사진) 외교부 장관이 다음 달 2∼3일 한·중 외교장관회담 차 중국 대륙에서 대만과 가장 가까운 도시인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를 방문한다. 이 기간 동안 미국 워싱턴에서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개최돼 중국이 이를 노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회담지도 중국 측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미국의 동맹국 중 약한 고리로 평가받는 한국을 흔들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대중·대북 정책 모두에서 엇박자를 내는 상황에서 한국이 스스로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 놓이는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등 국제정세 오독(誤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외교부는 정 장관이 오는 2일부터 3일까지 1박 2일 동안 샤먼시를 방문해 왕이(王毅·왼쪽) 중국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취임 이후 첫 해외 출장으로 정부 전용기까지 이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 탓에 수도 베이징(北京)이 아닌 지방 도시를 낙점한 것이라는 외교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샤먼을 콕 집은 이유는 미·중 간 양안 갈등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장관의 샤먼 방문은 한·미 동맹과 한·미·일 3각 협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중국 측에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기대감 탓에 한국이 한·미 동맹을 흔들기 위해 중국이 쳐 놓은 함정에 빠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정철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