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TV토론 단장 29일 밤에 열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첫 TV토론회에 앞서 박영선(왼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오른쪽) 국민의힘 후보가 분장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靑은 김상조 급히 경질했는데
김경협 ‘野 탓’ 황당의혹 제기

설훈, 민주유공자 예우법 발의
선거앞두고 공정성 시비 자초

지지율 하락속 위기관리 약화
“각자도생 이미 시작” 분석도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내부의 적’에게 발목을 잡히고 있다. 전셋값 인상 논란으로 경질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태에 대해 지도부가 사과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일각에선 임대차 3법 처리가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남 탓이 이어졌다. 이 와중에 일부 의원이 임대차 3법 시행 전 전세금을 올려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해 4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민주당을 지탱해오던 ‘원팀’의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30일 YTN 라디오에서 “(김 전 실장) 경질은 불가피했다고 본다”며 “면목 없는 일”이라고 재차 사과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사과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 나왔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임대차 3법을 반대하던 자들이 문제의 본질을 교묘하게 왜곡한다”며 “임대차 3법이 통과되기 직전에 임대료를 대폭 올렸다면 임대차 3법 탓인가? 아니면 임대차 3법 통과가 늦어졌기 때문인가?”라고 적었다. 김 전 실장 사태의 원인이 임대차 3법 처리를 반대한 국민의힘 등 야권에 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임대차 3법에 찬성했던 범여권 의원들이 법 시행을 앞두고 전세금을 5% 이상 올려 받은 사실도 확인돼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6월 본인과 배우자 공동명의의 서울 강남구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9.3%(5억4000만 원→5억9000만 원) 올렸고, 김홍걸 무소속 의원 또한 지난해 8월 차남 명의의 아파트 전셋값을 61.5%(6억5000만 원→10억5000만 원) 증액했다.

이 밖에 설훈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신 반대 투쟁과 6월 항쟁에 참여했던 인사들을 민주화 운동 유공자로 인정해 배우자와 자녀 등에게 교육·대출 등 각종 혜택을 지원하는 내용의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안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뜨겁다. 특히 ‘공정’이 화두로 떠오른 이번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와 함께 발의 시점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위기관리 능력이 예전 같지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도부 공백 사태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이해관계에 따라 각자도생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 두둔 등 유력 인사들의 돌발 행동도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의지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 등 각종 실정이 누적되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