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부산의 金 국민의힘 김종인(가운데)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형준(왼쪽) 부산시장 후보가 16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산 현장 회의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권교체 교두보 꼭 놓을 것”
김종인 비대위원장 향해서는
“도를 넘은 발언은 이적행위”
양당 여론조사 세부협의 돌입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6일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7∼18일 야권단일화 여론조사를 하루 앞두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중심으로 한 야권 지지층 결집, 추가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단일 후보가 되어 국민의힘과 통합 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야권 대통합의 실질적인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장이 되어, 국민의당 당원 동지들의 뜻을 얻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마지막 3단계로 양당 합당의 기반 위에서 범야권 대통합을 추진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반드시 놓겠다”며 “제가 국민에게 드리는 약속이자 시대가 야권 전체에 내리는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에는 전략상 기호 4번(국민의당 기호)을 달고 나가지만 선거 후에는 2번(국민의힘 기호)이 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의 기자회견은 오 후보가 전날 “(안철수 후보는) 늘 야권 분열의 중심에 있었고 앞으로도 분열을 잉태할 후보”라고 비판한 데 대한 대응 성격도 짙다. 앞서 안 후보는 CBS 라디오에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나 문재인 대통령께는 아무 비판도 않고 파트너에게 도를 넘는 말씀을 하신 것은 이적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데 대해서도 “후보 뒤에 상왕(上王)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김 위원장을 재차 겨냥했다.

안 후보의 양당 합당 선언에 국민의힘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합당까지 선언을 했으면 야권단일후보가 기호 2번으로 선거를 치르는 게 상식”이라며 “굳이 선거 뒤로 미루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오세훈 후보로 야권 지지층이 결집하니 이를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양당 실무협상팀은 이날 국회에서 5차 회의를 열고 여론조사 세부사항 협의에 돌입했다. 그간 이견을 보여온 여론조사 문구 외에도 여론조사 유·무선 비율, 응답률이 낮은 2030세대 가중값 부여 여부가 막판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무선 100%로 여론조사를 하면 안철수 후보가, 유선을 20% 섞으면 오세훈 후보가 이기는 것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여론조사에 유선 비율 20% 포함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현아·서종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