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법적 쟁점’세미나

“韓, 보고서 발간율 78% 수준
기업들에‘발등의 불’될 수도”

오는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기업의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공시가 의무화되면서 관련 소송 증가 등 기업이 ‘ESG 리스크’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ESG 관련 소송 리스크에 대비하는 한편, ESG 공시역량과 체계를 조속히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본관 콘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ESG 글로벌 공시, 평가 및 법적 쟁점 세미나’에서 이런 의견이 개진됐다고 밝혔다. 김정남 삼정KPMG 상무는 ‘ESG 공시 글로벌 동향과 우리 기업 대응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비재무 보고서 발간율이 90%를 넘는 나라는 전 세계에 14개국뿐”이라며 “일본의 경우 매출 100대 기업이 모두 비재무 보고서를 발간했지만, 한국과 중국의 경우 각각 78%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상무는 “우리나라는 2025년 이후 단계적으로 ESG 정보공시 의무가 도입될 예정인데 준비되지 않은 기업들은 ‘발등의 불’이 될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기업 및 정보 이용자들로부터 ESG 정보공시의 중요성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업들이 △기업특성이 고려되고 핵심 이해관계자 요구가 반영된 공시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공시 △재무성과와 연계성이 강화된 공시 등을 통해 공시요구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용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투자자가 기업에 ESG 의무공시 내용에 더해 구체적인 추가정보 공개를 요구하면서 법적 분쟁이 증가하는 등 기업이 ESG 소송을 당할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ESG 소송 유형으로 △제품표시나 공시자료에 기재된 ESG 정보의 오류·누락 △불성실공시에 따른 증권사기 △ESG 요소 관련 기업의 불법행위·채무불이행 등을 제시했다. 윤 변호사는 “기업은 제품표시에 ESG 속성을 부각시킬 때 표시광고법 위반 등이 없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평가기관으로부터 정보제공 요청이 있는 경우 공개된 정보가 많을수록 대응이 수월하고, 반대로 정보제공 요청이 없는 경우에는 평소 공개정보의 ‘범위’가 중요하다”며 “정보공개 방법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나 홈페이지 공개 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