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러스트=전승훈 기자

■ ‘1일 1잔의 행복’ 커피 구독

- 가성비 따진다면
버거킹, 月 4900원 가장 저렴
뚜레쥬르, 8잔만 마시면 ‘본전’
파리바게뜨·던킨 잔당 990원

- 맛 따진다면
이디야, 시그니처 블렌드 20회
투썸, 주1회씩 4잔 1만3400원

- ‘홈 카페 족’이라면
펑크커피, 3종 콜드브루 배송
프릳츠, 주1회나 월2회 서비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직장인 이모(여·40) 씨는 ‘커피 중독자’다. 사무실에서 아메리카노를 곁에 두고 홀짝거리지 않으면,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다. 다만, 그는 커피는 애정하지만 한 끼 밥값에 버금가는 커피값까지 사랑하진 못한다. 그래서 그가 찾은 게 ‘커피 구독 서비스’다. 마침 이 씨의 광화문 직장 바로 옆에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있어 한 잔당 700원 정도에 ‘1일 1잔’을 한다. 다른 구독서비스의 경우, ‘본전’을 못 찾는 경우가 많은데 커피는 매일 챙겨 먹을 수 있어 그를 웃음 짓게 하고 있다.

복직편살(복잡한 직장 편하게 살기 위한 정보) 취재팀은 10일 이 시대의 커피 중독 직장인을 위해 ‘커피 구독서비스’를 파헤쳤다. 프랜차이즈 카페·베이커리 등 9개 업체의 구독 시 잔당 가격, 손익분기점, 커피 맛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던킨, 프릳츠, 이디야 등의 업체들이 커피·원두 구독권, 커피 배달 등의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각 사 제공

◇잔당 1000원 미만 ‘가성비’ 구독

‘뚜레쥬르 월간 구독서비스’는 ‘가성비’ 좋은 서비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월 1만9900원을 내면, 매장 아메리카노를 30일간 하루 한 잔씩 먹을 수 있다. 30잔을 다 챙겨 먹으면, 한 잔당 663원에 불과하다. 뚜레쥬르 아메리카노 정가가 2500원(핫), 3000원(아이스)으로, 구독 시 4분의 1 정도 가격에 아메리카노를 먹을 수 있다. 8잔을 마시면, 구독 서비스 비용을 다 찾는 셈이다. 취재팀이 뚜레쥬르 커피를 마셔본 결과, 쓴맛·신맛을 배제해 대중적인 맛을 구현하는 데 힘쓴 느낌이었다. 이렇다 할 특색은 없지만, 누구나 좋아할 맛이었다.

또 다른 베이커리의 강자 파리바게뜨도 ‘월간구독권’(1만9800원)을 내놓고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30일 이내 1일 1잔씩’ 총 20회 횟수 제한을 두고 매장의 아메리카노(레귤러)를 먹을 수 있다. 매장 아메리카노 정가는 핫 아메리카노 2500원, 아이스 아메리카노 3000원으로, 8잔부터 손익분기에 이른다. 구독 시 잔당 가격은 990원이다. 파리바게뜨의 커피 맛 역시 신맛을 배제한 로스팅에 힘쓴 모습이었다.

‘버거킹 커피 구독서비스’는 월 4900원에 ‘1일 1잔’ 할 수 있는 ‘가성비 끝판왕’이다. 구독 시 잔당 가격이 163원에 불과하다. 버거킹 아메리카노의 정가는 1500원이므로, 3잔 정도만 마셔도 구독 서비스 비용을 챙길 수 있다. 다만, 커피 맛에 예민한 사람은 이 구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리뷰를 보면, 전반적으로 커피 맛이 밍밍하다는 평가가 많다. 커피 맛 자체에 극히 예민한 사람은 돈을 조금 더 내고 다른 커피를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또 던킨의 ‘월간 던킨’은 ‘30일 이내 1일 1잔’ 조건으로 아메리카노(스몰)를 2만9700원에 이용 가능한 서비스다. 매장 정가는 한 잔당 3000원(핫), 3500원(아이스)이지만, 해당 서비스 이용 시 잔당 990원에 구매할 수 있다. 10잔을 마시면 구독서비스 비용을 건진다. 아메리카노는 적당히 쌉싸름해 이 업체의 대표 상품인 글레이즈드 도넛과 함께 먹기 적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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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당 1000원 이상 ‘합리적’ 구독

가격을 좀 더 내더라도 커피 퀄리티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위한 선택지도 있다. 이디야의 ‘이디야 월 커피 구독’(3만6800원)을 구독하면, 1개월간 아메리카노 20잔을 마실 수 있다. 이디야 아메리카노는 잔당 3200원이므로, ‘본전’을 찾으려면 12잔을 마시면 된다. 구독 시 잔당 기준으로는 1840원이다. 이디야는 아메리카노의 원두로 ‘시그니처 블렌드’를 사용한다. ‘시그니처 블렌드’는 케냐 원두와 콜롬비아 원두를 배합해 볶아 끝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재진이 마셔봐도, 연하지도 진하지도 않은 맛에 밸런스가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투썸플레이스 아메리카노 구독서비스’(1만3400원)는 주 1회씩 총 4잔의 아메리카노를 제공한다. 투썸 아메리카노는 4100원에 판매한다. 구독 서비스에 가입해 4잔을 먹으면 손익분기에 이른다. 잔당 가격은 3350원이다. 스타벅스급의 커피를 마시고 싶은데, 가격이 다소 부담이라면 투썸의 구독권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아메리카노의 원두로 ‘블랙그라운드, 아로마 노트, 디카페인’ 3종류를 사용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다만, 구독 커피를 받으려고 매장에 갔다가 비싼 샌드위치나 케이크를 구매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업체에서 구독 프로그램을 내놓는 이유도 고객을 매장에 묶어두고 도넛, 샌드위치, 케이크 등을 함께 팔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직장인 김현진(39) 씨는 “매장에 가면, 구독 커피 외에 다른 디저트를 함께 사 오는 경우가 많다”며 “스마트 소비족이 되기 위해 매장을 갈 때마다 정신을 바짝 차리려 한다”고 말했다.

◇홈 카페 족을 위한 콜드브루·원두 구독서비스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홈 카페 족’이라면, ‘펑크커피 구독서비스’(클래식 1만2000원·슬림&포커스 1만3000원)와 ‘프릳츠 커피클럽’(원두 5만2000원·콜드브루 6만 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펑크커피의 ‘펑크커피 구독서비스’는 ‘슬림, 클래식, 포커스’ 세 종류의 콜드브루(2ℓ)를 주 또는 월 단위로 온라인 몰을 통해 배송해준다. 과일 향과 초콜릿의 단맛을 모두 잡은 ‘클래식’, 산미가 적은 ‘슬림’, 끝맛이 고소한 ‘포커스’ 중에서 기호에 맞는 제품을 고르면 된다.

프릳츠의 ‘프릳츠 커피클럽’은 싱글오리진 및 블렌드 원두(200g)와 콜드브루(1ℓ)를 각각 주 1회, 월 2회의 주기로 배송해 준다. ‘프릳츠’는 모든 주문 시 서비스로 ‘커피 클럽 멤버 카드와 매장 음료 쿠폰, 그리고 스티커 팩’을 함께 지급한다. ‘프릳츠’의 경우도 원두의 고소한 풍미가 계속 생각난다는 반응 등 긍정적인 맛 평가가 많았다.

손기은 기자, 박나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