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협, 인수 법인 설립
목표 35억 중 20억 모여

전국 중형 서점들이 주축이 된 한국서점인협의회(한서협)가 청산 위기에 놓인 인터파크송인서적을 인수할 법인을 설립하고 출자금 공개 모금에 나섰다. 한서협은 인터파크송인서적의 회생 계획안 제출 시한인 오는 25일까지 목표 금액 모금을 달성, 이 회사를 동네 서점과 출판 생태계를 살리는 공익적 성격의 도매업체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한서협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파크송인서적 인수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다. 한서협은 앞서 회원사로 가입된 서점들을 중심으로 ㈜보인을 설립, 인터파크송인서적 인수에 필요한 출자금을 모아 왔다. 이날 현재까지 40개 서점의 참여로 20억 원의 출자금이 모였으나, 35억 원에 이르는 인수대금에는 못 미친다. 이에 따라 다른 서점은 물론 출판사와 작가, 독자들도 주주로 참여시켜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기로 했다.

한서협은 ㈜보인 설립과 인터파크송인서적 인수 추진이 단지 서적 도매업체 하나를 회생시키는 게 아니라 동네 서점을 살리고 바람직한 출판생태계를 되살리는 계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보인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김기중 삼일문고 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형 서점, 온라인 서점에 유리하게 돼 있는 기존 책 유통체계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유통망을 구축해 달라는 동네 서점들의 숙원이 있었다”며 “인터파크송인서적을 인수하게 되면, 단지 돈만 버는 게 아니라 동네 서점을 살리고 출판의 다양성을 복원하는 ‘공익 도매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꿈을꾸는사람들 대표를 맡고 있는 진오 스님(마하붓다사 주지)도 지난달 26일부터 ‘책 생태계 살리기 전국 서점 순례 500㎞ 마라톤’을 진행했다.

관건은 출자금이 얼마나 모이느냐다. 목표 금액을 채우지 못할 경우 인터파크송인서적은 청산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출자금도 전액 환불된다. 이와 관련, ㈜보인 측은 출판사들과의 공동 컨소시엄 구성도 환영한다는 입장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