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검색어가 사라졌습니다. 지난해 2월 포털사이트 다음카카오에 이어 지난달 25일 네이버가 이 서비스를 중단했는데요. 포털사이트가 급속도로 성장하던 지난 16년간 스마트폰과 PC만 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며 대중의 곁에 공기처럼 존재하던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역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죠.

하지만 이 서비스가 사라진 지 약 일주일이 지난 후, 검색어가 ‘공기’와 같은 존재는 아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죠. 부재로 인한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지인 대여섯 명에게 이 서비스가 종료된 후 달라진 것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들의 답변은 대동소이했죠. “아 그러네… 실검이 사라졌네.” 딱히 느끼는 불편함이 없었기에 이 서비스가 종료됐다는 것도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동안 실시간 검색어는 대중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정보를 알려주는 공적 기능보다는 대중의 관심과 클릭을 부추기는 선동 기능이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 검색어 1위에 올랐다는 것은, 그 순간 대중의 관심이 높을 뿐 가장 중요한 일은 아니니까요. 예를 들어 그동안 기행과 일탈 행위를 일삼던 생소한 1인 방송 BJ들의 이름이 검색어 순위 상단을 차지하는 상황에 불편함을 느끼던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 서비스는 서로 다른 정치 이념이나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의 정쟁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죠. 의도적 집단 행위로 인해 특정 정치인의 이름이 검색어 순위에 등장하거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두고 ‘조국 구속’과 ‘조국 수호’라는 검색어 대결이 펼쳐지던 살풍경은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의 폐단을 보여준 단면이었습니다.

언론 매체 또한 이를 적잖이 악용했는데요. 여러 언론사는 그동안 검색어 순위에 오른 키워드 중심의 어뷰징 기사를 양산했습니다. 어떤 의미도 재미도 없는, 그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기계적인 행태는 언론이 가진 최소한 양심을 저버린 행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로 인한 페이지뷰 상승은 광고 유치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밥그릇 논리가 취재 윤리를 앞지르는 사례가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적잖은 대중이 그 검색어와 관련 기사들이 세상의 중심인 양 여기곤 했죠.

이제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시점입니다. 과연 그동안 실시간 검색어를 주도적으로 선택했나요, 아니면 그 서비스에 종속돼 왔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