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차기총장 할 만한 인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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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한동수·김오수 등 거론
檢내부 “李되면 누가 따르겠나
합리적 조남관이 그나마 신망”

법무부, 후보추천위 구성 준비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로 당장 차기 검찰총장을 인선해야 하는 가운데 검찰 안팎에선 “적임자가 없다”는 우려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차기 총장으로 유력시되는 대다수 인사가 ‘친정권 법조인’이어서 검찰이 ‘청와대 하명 기관’으로 전락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특히 유력 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두고 검찰 내에선 “그분이 총장직을 맡으면 누가 따르겠냐”는 자조 섞인 반응이 감지된다.

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조계에선 친정부 인사 4명, 중립적 인사 2명 등 총 6명이 차기 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친정부 인사로는 이성윤(사법연수원 23기) 지검장, 한동수(24기) 대검찰청 감찰부장, 김오수·이금로(이상 20기) 전 법무부 차관이, 중립적 인사로는 조남관(24기) 대검 차장, 조은석(19기) 감사원 감사위원이 하마평에 올랐다. 이 중 이 지검장, 김 전 차관, 조 차장, 조 위원 등 4명은 호남, 나머지 2명은 충청 출신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이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던 2004∼2005년 특별감찰반장으로 일했다. 그는 현 정권 출범 후 검사장으로 승진해 ‘검찰 빅3’로 불리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을 차례로 맡았다.

경력은 화려하지만, 그의 리더십을 두고는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직 한 검사는 “그분이 총장이 되면 대부분 검사가 총장 대우를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검사는 “차기 총장은 현 정권에 칼을 들이대지 않을 사람이라는 건 명확하다”며 “그간 정권 수사를 뭉갠 이 지검장이 그 역할을 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이 됐다는 점도 대통령에게는 부담 요인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를 떠나기 바로 직전에 임명한 한 부장도 거론된다. 판사 출신인 한 부장은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주도한 윤 총장과 각을 세우며 수차례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현행 검찰청법에는 ‘검찰총장은 15년 이상 경력의 검사뿐 아니라 판사, 변호사도 임명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지난해 ‘추미애-윤석열 갈등’ 국면에서 윤 총장 징계의 직무집행 정치 처분을 재고해달라고 밝힌 조 차장의 이름도 거론되지만, 갈등 국면에서 사실상 윤 총장의 편에 서서 점수를 잃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검찰 내에선 “조 차장이 가장 합리적이고 조직 내에서 신망을 받고 있어 현 사태를 수습할 적임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조만간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후보추천위가 법무부 장관에게 총장 후보자로 3명 이상을 추천하게 되고, 장관은 이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된다. 후보추천위가 꾸려지고 총장이 임명되기까지는 한 달 정도 걸린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