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선택한 서울표심… 보수결집보다 ‘중도확장’에 힘실었다

이미지 크게보기국민의힘 보선 라인업 확정 김종인(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각각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왼쪽) 전 서울시장, 박형준(오른쪽) 동아대 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서울 후보 오세훈

우파 선명성 강조 나경원에
합리적 보수 표방하며 승리

중도층 표심의 파괴력 확인
反文연대 단일화 시너지에
시장 선거 결과 좌우될 듯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일 초박빙 구도를 이뤘던 나경원 전 의원을 꺾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최종 선출된 것은 경선 초반 ‘짬짜면론’을 내세우며 우파 선명성을 강조했던 나 전 의원과 달리, 합리적인 중도 이미지를 선점한 오 전 시장의 전략적 승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언주 전 의원이 부산시장 경선에서 예상 밖 3위 결과를 얻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중도층 표심의 파괴력이 입증된 만큼 중도층과 합리적인 진보까지 엮어낼 수 있는 ‘반문연대’를 구축하고 야권단일화 시너지를 얼마나 끌어올리냐에 따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승패가 좌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41.64%를 득표해 36.31%를 얻은 나 전 의원을 누르고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나 전 의원이 얻은 여성가산점(득표율의 10%를 가산)을 제외하면 2위 후보와 약 10%포인트의 격차를 벌렸다. 1차 예비경선에서 오차범위 내 초박빙이었던 양측 득표율이 본경선에서 더 벌어진 셈이다.

정치권에선 오 전 시장이 나 전 의원을 줄곧 ‘강경 보수’로 몰아세우고 중도 이미지를 강조해 온 선거 전략이 막판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 전 시장은 타 후보들에 비해 사업 규모는 작지만, 실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공약을 제시하며 ‘준비된 시장’임을 강조해왔다. 오 전 시장은 향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야권단일화 경쟁에서도 합리적인 중도 보수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한편, 제1 야당 소속이라는 장점을 충분히 활용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전략에 또 성공한다면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던 안 대표의 승리 또한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있다.

다만 국민의힘이 검토 중인 시민참여경선 등 단일화 방식을 놓고 양측이 경선 초반부터 충돌을 거듭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한편, 서울시장 후보인 오 전 시장과 부산시장 후보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서울 대일고 선후배 사이인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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