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외부 용역보고서
“검찰청법 성급하게 개정
가장 혼란스러운 건 국민”

이순옥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팀이 대검찰청 외부 용역 보고서에서 “다소 성급하게 이뤄진 검찰청법 개정으로 가장 혼란스러운 건 국민”이라며 여권 강경파를 중심으로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신설을 통한 사실상 검찰을 해체하는 입법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 “국가권력기관 창설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개정 검찰청법 시행에 따른 검찰의 중요범죄 대응 역량 강화 방안 고찰’ 외부 용역 보고서에선 “우리 검찰은 직접 수사권이 있어 영국 중요범죄수사청(SFO)과 같이 검경이 아닌 별도 수사기관을 만들 필요는 없다”면서 “곧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까지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많은 별도의 국가권력기관을 창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6개월간 연구 기간을 거쳐 지난해 10월 발간된 410페이지 분량의 해당 보고서는 대검 형사1과에서 발주했다.

보고서는 올해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국민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수사권 조정으로 피해자가 피해 호소와 구제를 어느 기관에 해야 하는지 몰라 고소장을 들고 검찰청과 경찰서 등을 헤맬 거라고 우려했다. 실제 수사권 조정 시행 한 달이 막 지난 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똥개훈련을 당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같은 비판에 근거, 법조계에선 ‘돌변한’ 여권과 법무부의 검찰 수사권 폐지 논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9년 1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수사청 법안은 기존에 있는 경찰과 검찰 시스템 전반을 뒤엎는 체제”라며 “이미 검찰에 많은 수사인력이 있는 상태이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선 고민이 전혀 없다. 검찰에서 직접수사를 일정 부분 담당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한 차장검사는 “검찰 수사가 ‘살아있는 권력’을 향하자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라고 했다.

윤정선·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