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출신 국민의힘 의원들 반박
“申, 이종근 교체 무산에 사의”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검찰 고위급 인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전 승인→언론 발표→결재→임명’ 순으로 진행됐다고 밝힌 데 대해 이전 정부 청와대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통화에서 “그런 순서의 대통령 인사 결정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정 의원은 “‘선 발표, 후 재가’라는 건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시스템”이라며 “그야말로 해외 토픽감”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의원도 “결재 전에 발표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고,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 윤두현 의원 역시 “전체적 시스템은 결재가 다 된 뒤 발표를 하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유 실장의 발언 이후 여권에서 “이전 정부에서도 있었던 일”이라는 주장이 나온 데 대한 반박이다.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24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박근혜 정부인 2013년 검사장 인사 발표 때도 법무부가 보도자료를 내고 대통령 재가는 이후 며칠 있다가 나왔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 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청와대 역시 ‘발표 후 결재’가 이전 정부에서부터 계속돼 온 관행이란 입장이다. 대통령이 승인하면 발표를 하고, 이후 공식 문서 절차를 따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은 대통령의 사전 승인이 있었다면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 파동’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승인을 했으면 민정수석에게 당연히 통보됐을 것”이라며 “승인이 났는데도 민정수석이 이 일(사의 파동)을 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가는 일”이라고 했다.

대통령비서실 홍보기획비서관 출신 최형두 의원도 “정말 정상적인 프로토콜이라면 신 수석이 발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고 꼬집었다. 유 실장은 전날 대통령에게 해당 인사안을 보고한 당사자가 본인은 아니라면서도 “보고자는 공개할 수 없다”고 함구했다.

한편 신 수석이 이종근 대검찰청 형사부장의 교체가 무산되자 사의를 결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문 대통령에게 해당 내용을 승인받았지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신 수석과 상의 없이 유임시켰단 것이다. 신 수석의 사표 수리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유 비서실장은 전날 “대통령께서 고민하고 결심하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조만간에 (수리 여부에 대해) 저희가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김현아·손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