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검찰개혁 시즌2’에 대한 문재인(사진) 대통령의 속도 조절 요청이 공개적으로 거부된 청와대는 25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반응을 자제했다.

당·청 간 갈등이 임기 말 레임덕 논란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 파동과 검찰 개혁안을 둘러싼 당·청 갈등이 2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 정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정을 장악했던 청와대 국정 운영 동력이 급속히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국정 리더십의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주당이 속도조절론을 수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구무언”이라고 말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과 관련,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복수의 관계자들은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라는 입장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민주당이 다르지 않다는 해명성 설명을 내놨다. 청와대가 한발 물러섬으로써 당·청 갈등을 수습하려는 기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시도했을 때처럼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침묵으로 일관하며 사태를 방관하다 실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