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비 낮고 세금 없는 ‘달러 투자’… 매도 목표 고려해 분할 매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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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주식시장 활황세가 이어졌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1월 초 2300대에 머물렀던 코스피 지수가 한때 3260까지 치솟았다.

이런 주식시장의 활황세에 투자자들 상당수가 미소를 짓고 있지만 엄청난 손실에 차가운 눈물을 흘리는 투자자들이 있으니 바로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이다.

지난해 11월 초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을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약 30%의 수익률이 나온다. 만약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을 그대로 복제하는 ETF에 투자했다면 이 정도의 수익률을 단 두 달 만에 얻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을 반대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에 투자했다면 단 두 달 만에 30%에 가까운 손실을 보았을 것이다.

원금을 잃지 않는 투자를 하기 위해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포트폴리오 투자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시장 하락이라는 상황에 대응, 즉 ‘헤지’(위험 회피)를 하기 위해 자산의 일부를 인버스에 담는 것은 그런 면에서 좋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헤지 측면에서 볼 때 인버스 투자는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바로 비용 때문이다. ETF는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상품인 만큼 보유 기간 동안 운용사에 보수를 지불해야 하므로 인버스 ETF 투자 시 일정한 유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인버스를 대신해 시장 헤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게 바로 ‘달러’다. 외국인 입장에서 우리나라 원화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위험자산인 코스피 지수가 오를 때는 원화 가치가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하고 코스피(KOSPI)가 내릴 때는 원화 역시 가치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10년 이후를 봐도 코스피 지수가 크게 하락한 시점에서는 대부분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시장이 출렁이는 시점에 팔아 한껏 낮아진 자산을 매입한다면 자산 규모를 키우는 데 용이할 것이다.

코스피 지수와 달러 간 관계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가 바로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이다. 당시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코스피 지수는 2200대에서 1450대까지 급락한 반면, 원·달러 환율은 1300원 가까이 치솟았던 바 있다. 비용 측면에서도 달러 환전 시 수수료가 발생하긴 하지만 보유 기간 동안 소정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인버스 ETF의 유지 비용보다 낮다는 점, 달러 투자로 벌어들인 차익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고려한다면 기축통화를 보유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투자자 입장에선 자산 헤지를 위한 달러 투자는 항상 염두에 둬야만 한다.

그럼 달러를 언제 환전해야 할까. 시시각각 변하는 환율을 정확하게 예측해 저점에서 매수 타이밍을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만큼 투자 가능 기간, 매도 목표 환율 등을 고려해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방식이 좋다. 2010년 이후 원·달러 환율 평균이 1127원이라는 사실을 주지한다면 환전을 시작할 시기를 저울질할 수 있을 것이다.

김탁규 IBK기업은행 반포자이WM센터 PB팀장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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