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자질은 그 다음” 밝혀
일각선 親與편향 운영 우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22일 “(공수처 차장 자격 요건에 대해) 능력, 자질보다는 사명감을 먼저 보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실세 2인자’인 차장 자리에 진보 성향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이 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 처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며 “공수처 차장을 위해선 첫 번째로는 사명감, 그다음 능력과 자질이고 팀으로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수사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공수처 차장과 협업해 공수처를 운영하겠다고 밝혔고, 그만큼 향후 임명될 공수처 차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권력 수사 등 공수처 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 처장은 다음 주 복수의 인물을 청와대에 제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일각에선 공수처 차장으로 친정부 성향 인물이 임명될 경우, 김 차장의 중립성 강조와 별개로 공수처가 편향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7조에 따르면, 공수처 차장은 처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자격 조건으로 수사 경험이 없는 변호사도 가능하다. 민변 출신 차장이 임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김 처장이 판사 출신이므로 공수처 차장엔 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 출신 법조인이 기용될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특히 검사 임명을 놓고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김 처장은 “공수처 검사들의 경우 인사위원회를 열어야 한다”며 “적어도 두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 인사위는 위원장인 처장을 포함해 △차장 △처장 위촉 1명 △여당 추천 2명 △야당 추천 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되고 과반수(4명) 찬성으로 의결한다. 즉 야당 측이 반대해도 수사 검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앞서 김 처장은 수사처 검사로 검찰 출신 검사를 파견받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염유섭·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