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된 양국관계 또다른 악재

지난 11일 한·일 양국의 선박이 서로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해상에서 대치한 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가운데, 일본 당국이 21일 한국인 선장을 체포했다. 11일 한국 해양경찰청이 일본 선박에 11시간 넘게 퇴거를 요구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2일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으로 규슈(九州) 남부 일대를 관할하는 제10관구해상보안본부 측은 아마미오시마(奄美大島) 서쪽 약 300㎞ 해상에서 조업하던 한국 어선 선장 김모 씨를 21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해상보안본부는 김 씨에게 일본이 설정한 EEZ에서 허가 없이 조업한 혐의를 적용했다. 체포된 위치는 제주에서 남쪽으로 수백㎞ 떨어진 동중국해 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체포 당시 어선에서는 김 씨 외에도 한국인, 베트남인 등 8명이 동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후쿠오카(福岡) 한국 총영사관 측은 “어선도 나포 상태인 것으로 파악했다”며 “김 씨 측이 일본 측에 담보금 600만 엔(약 6400만 원)을 지급하면 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본 측 논리가 11일 한·일 대치 당시 한국이 내세운 논리와도 유사하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도가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한·일 양국은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선박이 양국의 EEZ가 겹치는 지점에서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해양 조사를 벌인 것을 두고 대치한 바 있다.

EEZ를 둘러싼 이번 갈등이 장기화하면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으로 악화한 양국 관계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