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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문화재단 - 종로구청 등
갤러리·자료관 수십곳 추진
현대미술 ‘자문밖…’ 展도

김구림, 김병기, 김봉태, 김창열, 박서보, 심문섭, 유영국, 윤명로, 이종상, 이항성, 최종태, 하종현.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12명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2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자문밖 미술관 프로젝트’ 전시가 그것이다. 2월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 프로젝트의 1부다. 3월에 열리는 2부 전시도 여전히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대가 12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평창동에 자리한 가나문화재단이 자문밖 문화포럼, 종로구청과 함께 추진한다. 이름 그대로 ‘자문밖’ 일대를 미술관 동네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자문밖’은 종로구 자하문 밖의 구기동·부암동·신영동·평창동·홍지동 일대를 말한다. 이 지역에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들, 특히 미술가들이 자리 잡아 그들의 자택, 작업실이 많다. 미술관과 갤러리·박물관 등 다채로운 전시공간도 있다.

프로젝트 계획에 따라 작가들의 자택은 기념 미술관, 자료관 등으로 꾸며 활용한다. 작업실(아틀리에)은 향후 미술관 등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종로구와 작가들이 협약을 맺는다. 여기에 구가 보유한 부지들에는 한국 근현대 대표 작가들의 미술관 설립도 검토된다.

실제 최근 타계한 ‘물방울 화가’ 김창열 화백의 평창동 자택을 기념 미술관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의 이름을 딴 ‘박서보 단색화 미술관’도 구기동 비봉주차장 부지에 건립이 정해졌다. 최종태 조각가는 다른 지역에 거주했으나 종로구와 협약을 맺고 구기동 쪽에 미술관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각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100여 점 이상 기부했다. 전위예술 작가 김구림, 추상화가 윤명로, 판화가 이항성 등 이 지역 대표 작가들의 집을 개조한 미술관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가나문화재단은 “이번 전시는 자문밖 동네의 미술 자원과 가치를 알리기 위한 첫걸음으로, 이 노력이 사회적 관심과 호응, 지원으로 이어져 미술관을 비롯해 다양한 형식의 문화시설 유치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