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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美대통령 취임 - 한국경제 영향

전문가들‘美中갈등 대비’ 지적
對中의존 축소·통상지형 확대
CPTPP 가입이 효과적 정책

바이든 정부와 환경정책 유사
전기차 수출 등에 호재 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취임하면서 한국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바이드노믹스(Bidenomics)’가 몰고올 파급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취임사를 통해 동맹국과의 연대를 통한 국제 리더십 회복을 천명한 만큼, 중국과의 무역 갈등은 고조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올해가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해 한국이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으로 글로벌 가치사슬(GVC)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취임사에서 “우리는 우리의 동맹을 회복하고 세계와 다시 한 번 교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보호주의로 일관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향후 미국은 자유무역주의적 통상정책 기조에 따라 다자주의 체제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다자주의는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이 아닌, 동맹국과의 연대를 통한 미국 중심의 공조체제를 의미한다”면서 “중국과의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과 미국을 양자택일하기 힘든 한국은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강경정책을 유지하면서 기술탈취 등 지식재산권 분야에 있어선 견제 수위를 높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사령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에 더 강경하게 접근한 게 옳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기술 전쟁 등 극단적인 대결 구도로 치달을 경우 ‘낀 처지’인 한국으로선 돌파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정부가 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는 이유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9일 ‘바이든 시대 국제통상환경과 한국의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주도로 5세대(G) 네트워크를 구축하려고 하면서 중국과의 갈등이 커지고, 동아시아 GVC에서 중국의 비중이 감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통상지형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CPTPP 가입은 매우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밝혔다.

정부 역시 △기후변화 대응 △보건·방역 △디지털·그린 뉴딜 △첨단기술 △다자주의 등 5대 중점 분야를 중심으로 바이든 행정부와의 전략적 협력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전기차 등 수출과 디지털·그린 뉴딜을 통한 신재생 인프라 구축을 협력함으로써 한국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추구하는 방향은 환경이나 신재생에너지 등 우리 정부와 결이 비슷하다”며 “전기차나 바이오 등 관련이 있는 분야에서 적극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은 환경과 디지털 분야 등에 투자를 많이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에서 조달이 된 상품을 우대하겠다고 했다”면서 “한국이 그동안 중간재를 많이 수출해 왔는데, 중간재 생산도 미국에서 해야 할 수 있고 그것이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이정우·김온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