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궐선거 후보등록 마감
시민검증특위, 검증절차 돌입

자녀 라임펀드 투자 여부 등
12개분야 197문항 상세질문
거짓답변땐 후보박탈도 가능

국민의힘이 21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 후보 등록을 마감하며 본격 후보 검증 절차에 돌입한다. 후보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자녀의 라임·옵티머스 펀드 투자 여부까지 샅샅이 묻는 ‘현미경’ 검증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만약 후보의 답변과 검증 내용이 다를 경우 본선 후보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국민의힘 측은 강조했다. 이번 보궐선거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폭력 추문으로 야기된 만큼, 그 어떠한 사회적 물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시민검증특별위원회는 이날까지 후보들이 제출한 등록 서류를 바탕으로 오는 22일부터 검증 절차에 돌입한다. 특히 후보자들의 도덕성을 철저히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이다. 후보자들에게 받은 사전 질문서는 12개 분야 197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가족관계와 병역의무 이행 등과 같은 기초 질문부터 재산형성 과정, 학력 및 경력, 사생활, 성 비위 여부, 갑질 문제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총망라됐다. 이미 논란이 됐던 문제들이나 국민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내용도 세부 문항에 모두 담겼다. ‘본인(배우자) 또는 자녀가 라임·옵티머스 펀드 등 사회적 문제가 된 펀드에 투자한 사실이 있는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은 자녀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가’ ‘부동산 거래 시 거래 가액을 실제보다 낮춰 냈는가’ ‘대학원 수료를 학위 취득으로 표기한 경험이 있는가’ 등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수준의 질문들이 포함됐다.

특히 사생활과 관련, ‘본가나 처가 가족 중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일에 종사한 적이 있나’와 같은 내용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후보자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자녀 등이 성 추문 의혹이 있는지 묻는 문항도 11개에 달했다.

특위는 후보자가 거짓 답변을 할 경우도 상정해 검증 결과와 후보자 답변이 다를 시 후보 자격 박탈까지 고려하고 있다. 특위 위원장인 정점식 의원은 “사실과 다른 답변이 확인된다면 최악의 경우 본선 후보 자격도 박탈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청문회보다 세게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공식적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조 구청장은 “인지도만 높은 후보가 아닌, 내실 있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