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시민단체 “고발” 현 정부에 직권남용 사건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자유연대와 공익지킴이센터 등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과 이용구 법무부 차관 등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文정부 ‘직권남용 부메랑’

자녀 입시비리 · 軍휴가 특혜 등
정부 실세들도 개인비리 드러나

전문가들 “직권남용의 해석 모호
前정권에 보복하는 논리로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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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직권남용 사건이 증가하는 현상을 두고 현 정부도 고위공직자들의 개인 비리나 정책 결정 및 수행 과정의 실력(實力) 행사 문제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직권남용 사건 중 법원에 기소돼 재판에서 유·무죄를 다투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범죄 성립 여부가 법보다 정치 논리에 의해 좌우된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19일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고소·고발 및 처리현황’을 보면 집권 4년 차인 지난해 접수된 직권남용 고소·고발 건수는 1만4008건으로 박근혜 정부 4년 차인 2016년(4489건)보다 3배 이상으로 늘었다. 또 같은 기간 처분 건수도 1만1837건으로 2016년(4142건)에 비해 폭증했다. 문재인 정부는 초기부터 ‘적폐수사’라는 명분으로 검찰권을 동원해 전직 두 대통령을 처벌했다. 하지만 집권 중반을 넘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 논란과 아들의 군 휴가 특혜의혹 등이 불거지자 현 정부 실세로 불리는 인사들이 시민사회나 정치권으로부터 직권남용 혐의로 속속 고발됐다. 최근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로 담당 공무원들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청와대 등 ‘윗선’이 개입했다면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언급된다.

형법에서 ‘직권’ ‘남용’ 등 용어에 대한 해석 및 적용이 모호해 처벌의 명확성도 떨어져 혐의를 다투는 사례는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 간 처리 건수 대비 기소 건수(약식 기소 포함)는 △2017년 8196건 중 4건(0.04%) △2018년 1만2616건 중 14건(0.11%) △2019년 1만5000건 중 8건(0.05%) △2020년 1만1837건 중 3건(0.02%)에 불과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인 김종민 변호사는 “정치적 문제로만 확대되면 공무원들의 보신주의나 복지부동 경향이 팽배해져 정책과 업무 수행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직권남용죄 범위와 적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