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관련단체 일제히 비판
“아동을 바꾸라는 말에 충격”

“전국에 있는 입양 부모와 자식들 사이의 유대·신뢰 관계를 완전히 무너뜨린 거예요.”

세 아이를 입양한 김인옥(여·53) 씨는 1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망’ 원인을 입양 제도의 문제점으로 접근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비판했다. 김 씨는 “대통령 입에서 어떻게 ‘입양 취소’나 ‘아동을 바꾼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는지 충격적”이라며 “입양 가정을 가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대통령의 잠재의식이 묻어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아동 인권 단체와 입양인 단체도 대통령의 인식을 매섭게 비판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아이를 하나의 물건처럼 생각하는 발언”이라며 “현 정부가 과연 아동 인권을 존중하며 심사숙고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지영 전국입양가족연대(전가연) 정책국장도 “정인이 사건은 사후 관리에서 경찰 등 공적 시스템이 제대로 학대를 예방하지 못한 책임이지 입양 가정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입양 기관에 항의 전화가 수도 없이 쇄도하고 있어 업무 담당자가 신경정신과를 다닐 정도”라며 “새 가정을 꾸린다는 점에서 축복받아야 할 입양 제도를 대통령이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지적하면서 아동들은 좋은 부모를 만날 기회조차 없이 시설에 갇히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입양을 취소하거나, 입양 아동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혀 여론의 포화를 맞았다.

김성훈·김규태·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