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전문가들, 신년회견 반박

“트럼프 대북정책 큰 성과 없어”
‘바이든 계승 필요’ 文발언 비판

“김정은, 核완전포기 의사없어
韓美연합훈련은 협상카드아냐”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등에 대해 19일 일제히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해 내세운 종전선언이나 북한과의 한·미 연합훈련 협의 등에 대해 “북한과의 협상 카드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일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과 함께 퇴임하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도 이날 “김 위원장이 최근 당 대회에서 한 (군사적) 위협과 핵 강화 발언을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큰 성과를 보지 못했으며, 오히려 김 위원장은 협상하는 척하면서 더 정교화된 핵·미사일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가속화했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업적은 한반도의 단기적 평화 상태를 장기적이면서 심각한 북핵 위협과 맞바꾼 것”이라고 우려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한·미 동맹의 근본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평화·화해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는 잘못된 전략적 가정하에 대북정책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진 리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도 “김 위원장은 핵을 완전히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점에서 종전선언 제안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과 남침을 막아낼 훈련을 할 것인지 여부를 북한과 협의할 어젠다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자해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해리스 대사는 이날 제8회 한미동맹포럼이 주최한 고별 강연에서 “북한과의 외교가 성공적이기를 희망하지만, 희망만이 행동 방침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