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이규원 검사 감찰하라”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발생 다음 달인 2019년 4월 10일 검사 출신인 곽상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과거사 진상조사단 이규원 검사에 대한 감찰 필요성’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靑, 불법출금 개입설 증폭

애초 조사단 명단 없었는데 파견
“법무부가 중간에 개입해 넣은듯”
李검사, 의견 바꿔가며 긴급출금
“윗선 지시로 움직였을것”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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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 법무부·대검찰청 기획조정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의혹을 풀어줄 ‘키맨’인 이규원(사진) 검사의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을 둘러싸고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당초 대검 기조부가 작성한 조사단 파견 검사 후보 명단에는 이 검사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당시 전후 사정을 잘 아는 핵심 관계자는 “법무부 측 요청에 따라 이 검사가 갑자기 (조사단에)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단 명단은 ‘대검 기조부 작성→과거사진상조사위 검토 및 결정’ 구조였는데 중간에 법무부가 개입해 이 검사를 명단에 넣었다는 얘기다.

그간 법무부는 “(법무부 산하) 조사위 요청으로 이 검사가 포함된 것”이라는 입장이었지만 당시 조사위원들은 “그런 바 없다”고 반박한다. 당시 법무부 법무실장이었던 이용구 차관은 한 인터뷰에서 “대검에서 위원회에 파견 검사 명단을 보낼 때 이 검사의 이름이 없었던 것은 맞다”면서 “그런데 위원회에서 다시 대검에 자신들이 원하는 파견 검사 명단을 보낼 때는 이 검사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조사위에 참여했던 한 위원은 본지에 “조사위가 대검에 이 검사를 특정해 파견을 요청한 바 없다”고 분명히 했다. 검찰 안팎에선 당시 법무실장과 조사위원을 겸직한 이 차관을 통해 청와대 차원에서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사법연수원 동기(36기)이자 같은 법무법인에서 활동한 이 검사를 꽂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아울러 이 검사가 출국금지 요건이 안 된다는 대검 기조부 의견에 “적법 절차 준수 등을 고려, 의견 없다”고 했다가 돌연 과거 종결된 사건번호와 가짜 내사번호를 적으면서까지 긴급 출국금지를 밀어붙인 배경을 두고도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법무부, 청와대 등 윗선의 개입이 없이는 이 검사가 표변한 정황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공익신고서에도 이 차관이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 여부 등을 공유받은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 검사가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사태를 해결한 뒤 4개월 만에 미국으로 해외 연수를 떠난 배경을 놓고도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이 검사는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 파견검사로 발령받아 근무 중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를 받아야 할 당사자가 오히려 영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