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필두로 여권 총공세에
국민의힘 “정권 오만 드러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감사원의 탈원전 정책 감사에 대해 “주인 행세를 한다”고 최재형 감사원장을 공개 비난한 것을 두고, “현 정권의 오만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비판이 정치권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임종석 씨가 약장수처럼 엉터리 변설을 늘어놓고 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불법으로 조작하고, 감사원 감사를 피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의 공문서를 400건 이상 파기한 자들을 처벌하지 않아야 하는가”라고 되묻고 “‘선출된 권력이 주인’이라고 오만을 떨지 말라”고 썼다. 같은 당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탈원전 감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검찰 수사를 막으려는 더불어민주당의 필사적인 몸부림”이라고도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전날(14일) 최 원장을 향해 “집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 든다”며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비난하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올렸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감사·수사 대상인 임 전 실장이 최 원장을 공개 비난했다는 데서 정권의 오만이 그대로 드러난다”며 “신년사에서 포용과 통합을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을 오히려 힘들게 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반면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감사 입장을 밝힌 것은 월권적인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며 “감사원장 개인의 에너지 정책관의 발로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임 전 실장의 이번 발언이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규합한 ‘제3의 대선 후보’ 자리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최 원장 비판을 계기로 슬슬 몸을 푸는 것 같다”며 “현재 어디에도 묶여 있지 않은 자유로운 몸이기 때문에 공개 발언이 잦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내에서도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모두 친문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 전 실장의 움직임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서종민·손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