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폭행 기소 검사는 승진

‘범죄 혐의로 기소되더라도 우리 편은 승진, 아니라면 검사실 총무(?)….’

1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100만 원 이상의 술접대를 받은 혐의(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로 기소된 A 검사는 금융위원회 파견이 중지되고 원소속인 수원지검의 한 지청으로 돌아갔다. 파견 4개월 만의 복귀였으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검사는 수사나 대민 업무에서 배제돼 인권감독관(부장검사) 밑에서 기획·총무 역할을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선 추 장관이 ‘한동훈 검사장 독직폭행’으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승진을 시키고 ‘비추미애 라인’에만 철퇴를 휘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안팎에선 추 장관의 이 같은 분명한 편 가르기는 오히려 검찰개혁 명분만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7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사건과 관련해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USIM) 카드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추 장관은 1개월 뒤 정 부장검사를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시켜 발령을 내렸다. 추 장관은 정 차장검사에 대해 확정판결 전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업무 배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검사를 불명예스럽게 총무 일을 하라고 맡긴 것과 대조적이다. 한 현직 검사는 “독직폭행 형량이 징역 5년 이하로 김영란법(징역 3년 이하)과 비교하더라도 중한 범죄에 속하는데 (법무부가) 정치적 사안으로 보고 아무 조치도 안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