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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현수(39)·박수빈(여·32) 부부

우리 부부는 제(수빈)가 근무하던 대학병원 앞에 남편(현수)의 피지컬 트레이닝(PT)숍이 문을 열면서 만나게 됐습니다.

저는 1회당 3만 원이란 가격에 솔깃해 2018년 10월 PT숍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문앞에 걸린 험상궂은 남편 사진을 보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3개월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 다시 PT숍을 찾아가 수업을 받았습니다.

이후 제가 병원을 퇴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운동도 끝내게 됐고, 남편과 다시 마주칠 일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돼 남편으로부터 제가 살던 곳 근처로 PT숍을 이전했다는 연락이 왔어요. 친구가 없다는 말에 가끔 같이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는 사이가 됐습니다.

4개월 정도 지나 우연히 다시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러다가 기분이 아주 우울했던 날 남편이 제 SNS를 보고 “나도 우울한 일 있었는데 바다나 보러 갈래?”라고 제안했습니다. 함께 바다를 보고 온 뒤 신기하게도 그다음 날부터 제 눈에 자꾸 남편 모습이 아른거렸습니다. 결국 제가 먼저 연락해 “선생님이 자꾸 생각나요. 보러 가도 돼요?”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고백하려고 해바라기 한 송이를 준비했지만, 남편이 한발 먼저 꽃다발을 안기며 “오늘부터 1일”이라고 선수를 쳤어요.

당시 저는 대학병원 이직 후 다른 직장에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은 “전에 소방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했잖아. 오빠가 내조해줄 테니 도전해볼래?”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든든한 그 한마디에 결심이 섰고, 몇 주 뒤 여름휴가 때 제가 먼저 “결혼하자”고 청혼했습니다. 연애 시작 180일 만인 지난해 11월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습니다.

“현실판 헐크 내 남편. 앞으로 어떤 시련이 와도 이제 내가 내조의 여왕이 돼 줄게!”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