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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에 마지막 심경 남겨

檢 “피소사실 여성단체서 유출”
고발당한 관계자 ‘무혐의’종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 7월 9일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 직전 전직 비서의 성추행 혐의 고소 가능성을 인지하고 ‘이 파고는 내가 넘기 힘들 것’이란 취지의 메신저 대화를 남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검찰은 박 전 시장의 피소 내용 유출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이나 청와대 등에서 관련 정보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없다는 수사 결과를 냈다.

서울북부지검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박 전 시장 피소 사실 유출 의혹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 수사 결과, 성추행 피해자의 변호인이 박 전 시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인 지난 7월 7일 여성단체 관계자에게 지원을 요청했으며, 관련 사실을 알게 된 다른 여성단체 관계자, A 국회의원, 당시 서울시장 특보 등을 거쳐 피해자의 고소 계획이 박 전 시장에게 전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시장은 같은 달 8일 특보로부터 ‘구체적 내용이나 일정을 알 수 없으나 피해자로부터 고소가 예상되고, 여성단체와 함께 공론화할 예정’이라는 취지의 말을 전해 들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검찰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한 결과 사망 당일 오후 “아무래도 이 파고는 내가 넘기 힘들 것 같다” 등의 심경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를 남긴 것을 확인했다.

당초 피소 사실 유출 의혹은 청와대와 검찰, 경찰 관계자들이 피소 사실을 유출한 것 아니냐는 시민단체의 고발사건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관련자 통화내용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관 관계자들이 외부로 피소 사실과 관련된 정보를 유출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모두 불기소(혐의없음) 처분했다. 검찰은 여성단체 관계자로부터 관련 정보가 처음 유출된 것도 사적 관계를 통해 이뤄진 일이기 때문에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성훈·조재연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