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英승인도 안나

한국 정부가 가장 먼저 대량으로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한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영국 의약품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내년 2월 의료진·고령자 등 우선 접종 대상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점을 단언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28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정부가 현재까지 해외 제약사들과 계약을 체결해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총 2600만 명분이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1000만 명분, 화이자와 1000만 명분, 얀센과 600만 명분의 공급 계약을 완료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는 내년 2월 의료진·고령자 등 우선 접종 대상자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내년 2분기부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접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2월에 접종이 가능할지는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긴급 승인 등으로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백신은 화이자 백신이 유일한데, 상반기 국내 도입은 생산 일정으로 볼 때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전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고위 당정협의회를 연 자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각 제약사 생산역량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정 지어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한편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이르면 29일 발표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당초 27일쯤 긴급사용 승인이 결정 날 거란 보도가 있었지만 영국 보건부는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이 백신 관련 데이터를 검토할 시간이 아직 더 필요하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이 곧 승인돼 내년 1월 4일부터 보급될 것이라는 텔레그래프 보도에는 “MHRA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스칼 소리오 CEO는 이날 보도된 선데이타임스 인터뷰에서 최근 영국에서 처음 발견돼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우리 백신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연구와 시험을 계속하겠다”면서 “백신을 두 차례 투약했을 때 효능을 얻을 수 있는 성공 공식을 알아냈다. 입원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코로나19 감염은 100% 예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함께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 시험 중간분석 결과, 전체 용량의 백신을 두 차례에 걸쳐 투여했을 때 예방률은 62.1%에 그쳤으나 첫 번째에는 절반 용량을, 두 번째에는 전체 용량을 투여했을 때 예방률은 90.0%로 향상됐다.

박정경·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