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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발전법(대북전단살포금지법)은 최소한의 범위에서 전단살포를 규제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간과하고 미 의회에서 개정법 재검토를 거론하는 건 유감스럽다. 누구든 한국 국민의 안전과 한국 국회의 결정을 존중해야 마땅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17일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내정간섭과도 같은 비합리적 행태를 당장 중단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의 특수한 사정을 모르는 외국 사람들은 빠지라는 얘기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접경지역 주민 대표들을 만난다. 접경 주민들을 만나 법 개정 찬성 목소리를 듣고 정부의 입장을 설파하는 데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포함해 여권이 국제사회의 비판에 반발하면서 언급한 내용 중에 ‘내정간섭’이라는 단어가 걸린다. 북한이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고장 난 녹음기처럼 반복했던 말이기 때문이다. 인권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줄곧 ‘소중한 가치이지만 세계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인권 기준은 없으며, 다른 국가가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주권 침해’라는 것이었다. 지난 6월 유엔인권위원회에서 홍콩보안법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해 “몇몇 국가가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려 한다”며 중국 옹호 발언을 하기도 했다. 북한이 전가의 보도처럼 써온 ‘내정간섭’이라는 표현은 국제사회로부터 전후 자유민주주의 모범국으로 평가받아온 한국이 국제사회의 인권 지적 앞에서 할 말은 아니다. 정부는 북한의 협박에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펴며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 부당한 협박이 통하지 않음을 단호히 경고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반의 군사 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이 상식적이다. 앞으로도 북한이 해올지도 모를 협박에 우리 국민은 또 다른 기본권을 포기해야 할 지 모른다.

김영주 정치부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