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술담화가 랜덤박스 형태로 제공하는 전통주 정기구독 상품 ‘담화박스’에는 전통주와 함께 술에 대한 설명, 어울리는 안주 등의 큐레이션이 포함돼 있다. 술담화 제공

상품명 : 담화박스
구독료 : 3만9000원 (배송비 포함)
특징 : 큐레이션과 함께 배송

다채로운 전통주를 까다롭게 선별해 매달 배송해주는 정기 구독 서비스 업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술담화는 매달 3만9000원에 2∼4병의 전통주를 보내주는 국내 최초의 전통주 구독 서비스 업체다. 통상 전통주는 높은 연령대에서 인기가 높을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20·30대가 구독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술담화는 정기 구독 서비스로 얻은 비결을 바탕으로 자체 제작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담화박스는 국내 양조장 1300여 곳에서 만들어지는 전통주 2000종 이상을 매달 테마에 맞게 바꿔서 구독자에게 보내준다. 이재욱 술담화 대표는 “우리나라 주류 시장은 출고가 기준으로 9조 원 규모인데, 이중 소주와 맥주가 87%(2018년 기준)를 차지한다”며 “소비자의 취향이 세분되는 요즘 추세에 맞지 않는 독과점 형태의 시장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0개가 넘는 가짓수로 다채로운 전통주가 요즘 흐름에 더 어울린다”고 강조했다.

평소 술을 즐기지 않았다던 이 대표가 전통주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 건 우연히 방문한 전통주 관련 박람회에서다. 그는 온라인으로 전통주를 구매하려고 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업체의 설명이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주관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사람들이 전통주를 알면서도 안 마시는 것이 아니라 모르니까 못 마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통주를 직접 온라인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전통주가 가진 ‘옛것’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 특징, 도수, 맛 등의 힌트만 공개하는 랜덤박스의 구독 서비스를 떠올렸다. 그는 “전통주는 인지도가 워낙 낮은 데다 ‘시대에 뒤떨어진 술’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일반 소비자들을 온라인 쇼핑몰로 끌어당기기 쉽지 않았다”며 “베일에 싸인 술들이 큐레이션과 함께 배송된다면 직접 정확한 제품을 구매할 때보다 더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술담화의 구독자는 무섭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12월 구독권을 신청한 구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개월 연속 재구독률은 약 85%에 육박한다.

술담화는 이달 직접 제작한 막걸리 ‘담화탁주’도 출시한다. 이 대표는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로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막걸리를 만들었다”며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과 담화를 나누며 마시기 좋은 술”이라고 소개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