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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이 차의 진짜 성능을 느껴보려면 트랙에서 달려야 했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최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강원 평창군까지 마세라티의 고성능 SUV 르반떼의 최상위 트림 ‘르반떼 트로페오’를 시승한 소감이다.

처음 마주한 르반떼 트로페오는 마세라티의 삼지창 엠블럼과 대담한 전면 그릴, 날렵한 헤드라이트가 강렬한 인상을 줬다. 22인치 알로이 휠도 시선을 끌었다. 또 대형 SUV답게 크고 겉보기만으로도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 르반떼 트로페오의 차량 길이는 5020㎜에 이르며 폭과 높이는 각각 1980㎜와 1700㎜다. 휠베이스(축간거리)는 3004㎜에 달하고 공차 중량은 2300㎏이다.

르반떼 트로페오의 핵심은 역시 강력한 주행 성능이다. 최고출력 590마력, 최대토크 74.8㎏·m에 달하는 8기통 3.8ℓ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이에 정지상태에서 단 3.9초 만에 시속 100㎞까지 가속할 수 있다. 스포츠카에 가까운 성능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304㎞에 이른다.

시동과 함께 폭발적인 엔진 소리가 실내 공간에 전해졌다. 시끄러운 소리가 아니라, 가속 페달을 밟고 싶게 하는 기분 좋은 소리다. 큼직한 패들 시프트를 조작했을 때 차량의 반응은 충분히 만족스러워 ‘주행의 즐거움’이 느껴졌다. 르반떼 트로페오에만 있는 ‘코르사 모드’를 선택하자 고성능차의 DNA가 깨어났다. 서스펜션 높이가 자동으로 낮아지면서 가속 페달의 반응은 예민해졌다. 다만, 차체가 크다 보니 시내 도로에서 운전하기에는 차선이 좁게 느껴지긴 했다. 가격은 2억3710만 원.

평창 =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