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내포긴들체험마을에서 일가족이 사과피자 만들기를 하며 밝게 웃고 있다. 충주시 제공

충주愛퐁당 농촌체험여행

올 10 ~11월에만 1674명 참여
비대면 시대 체험 코스로 각광

마을 들어서면 형형색색 벽화집
땅콩· 밤 직접 수확해 먹는 재미

인다락 마을 쏟아지는 별빛 매력
풀벌레 소리도 들려 색다른 경험

이미지 크게보기

향긋한 사과 내음에 취해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면 역사를 마주한다. 충북 충주시는 과거와 현재, 전원과 도회적인 감성, 맛과 멋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오감이 충만한 여행지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여행업계가 울상짓는 상황에서도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맞는 ‘나만의 코스’ 짜기 방식으로 대박을 친 ‘충주애(愛)퐁당 농촌 체험 여행’은 내년에 충주를 찾는 이들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충주시에 따르면, 충주시의 대표적 농촌마을 체험 사업인 충주애퐁당 농촌 체험 여행은 올해 10월에서 11월 사이에만 1674명이 참여했다. 농촌 체험 관광이 코로나19로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단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충주시는 지난해부터 진행했던 충주애퐁당 농촌 체험 여행 사업을 올해 10월부터 개인 차량만 있으면 가족, 친구, 연인 등 2인 이상 소규모 단위로 가고 싶은 농촌 체험 마을을 직접 선택해 하루나 1박2일 일정으로 자유롭게 ‘나만의 코스’를 짜서 체험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아울러 참가자들이 여행 후 문자로 증빙 사진과 영수증을 제출하면 농촌 마을에서 사용한 금액의 50%를 지원하며 호응을 유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며 대규모 단체 관광보다는 소규모 개별 관광이 필수가 된 상황에서 방역과 관광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충주시는 올해 호평을 받은 충주애퐁당 농촌 체험 여행 사업을 내년에도 주력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충주 하면 사과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서충주나들목과 3번 국도에 인접해 있는 내포긴들체험마을(충북 충주시 신니면 내포길 37)은 드넓은 평야와 사과나무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뽐낸다. ‘긴들마을’은 3개의 마을이 모여 긴 들판처럼 보이는 데서 유래한 명칭이다. 충주에서 가장 큰 용당저수지와 마을을 지나는 요도천이 흐르는 기름진 들판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미소진쌀을 비롯해 사과, 새송이버섯, 옥수수 등이 자란다.

마을에 들어서면 형형색색의 아기자기한 벽화가 그려진 집들이 여행객을 반긴다. 특히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사과로 만든 사과 절임을 넣은 사과 피자는 아름다운 빛깔과 향긋한 내음, 거기다 피자 반죽을 만지는 촉감까지 더해져 오감을 사로잡는다. 역시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옥수수에 사과 발효액을 넣은 사과 팝콘 만들기 체험도 인기다. 이 마을 사과 발효액은 자연이 담긴 풍미로 특허까지 받았다. 사계절 가능한 수확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여름에는 감자와 옥수수, 가을에는 사과, 땅콩, 밤이 결실의 기쁨을 누리게 해준다. 직접 수확하고 바로 해먹는 재미를 느끼다 보면 자연스레 자연과 하나가 된다. 내포긴들체험마을의 밤은 100년이 돼가는 한옥 고택에서 누릴 수 있다. 시골 밤의 고즈넉함을 느끼다 보면 어느새 햇살을 느끼며 포근한 아침을 맞이한다.

이미지 크게보기 수주팔봉의 출렁다리

어진 사람이 많아 즐거운 동네라는 뜻의 인다락(人多樂) 마을(충북 충주시 소태면 복탄1길 47)은 강원도와 인접한 산골 마을이다. 마을 앞으로는 남한강이 흐르고 뒤편으로는 약수봉이 둘러싸고 있어 마치 병풍을 두른 듯한 광경을 보는 것 같다. 마을 가운데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청정 자연 지역으로 이맘때면 많은 철새가 날아와 장관을 이룬다. 자연의 보고답게 인다락 마을에선 복숭아·사과 수확, 밤 줍기, 느타리버섯 따기, 메뚜기 잡기 등 각양각색의 체험도 할 수 있다.

어둑해지면 낮 동안 숨겨져 있던 인다락 마을의 매력이 드러난다. 바로 하늘을 수놓은 별빛이다. 밤길을 걸으면 청명한 별빛과 함께 고요한 풀벌레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도시에선 좀처럼 느끼지 못하는 진귀한 경험이다.

인다락 마을 인근인 비내섬은 남한강변을 따라 무성한 갈대가 펼쳐진 비내길로 장관을 이룬다. 육지와는 다리로만 연결된 군사 지역이었지만, 최근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등 영화와 드라마 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갈대 사이로 난 작은 길과 강을 배경으로 선 버드나무가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