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위해 쟁점법안 속도조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추천위원회 합의가 불발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원회를 단독으로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에 나선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쟁점법안 처리는 속도 조절을 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여야 타협으로 어렵게 재개된 회의였지만 야당은 비토권으로 회의를 무력화했다”며 “민주당은 법사위를 중심으로 개정안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합의가 중요하기에 4개월 이상 설득해왔으나 국민의힘은 모조리 거부했으며 ‘비토크라시’만 보였다”며 “입법 발목 잡기는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공수처는 반드시 출범할 것”이라고도 했다. 전날 공수처장 추천위원회가 후보 추천에 결국 실패하면서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이르면 이날 법사위 1소위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이미 전날 단독으로 1소위를 열고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3분의 2 이상’으로 바꿔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다만 공수처법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할 경우 정국이 크게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처리 시점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최대한 논의를 진행해 처리 명분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에 더해 이낙연 대표가 미래입법과제로 제시한 쟁점법안 처리에도 고삐를 죈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운영위 운영개선소위에서 처리가 무산된 일하는 국회법에 대해 “야당은 거의 모든 조항에 반대하고 있다”며 “야당의 전향적 협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정보위 법안소위에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했으며 오는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를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여당이 단독으로 개의한 법사위 1소위에서는 기업규제 3법 중 하나인 상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전 소속 의원 136명이 서명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을 발의했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