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콘고니 이동 경로.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국립문화재연구소, 월동지 주남저수지에서 위치추적 장치 부착 결과 밝혀.
“러시아 예벤키스키에서 번식 후 11월 월동지로 복귀하는 사실 첫 확인”

주남저수지에서 겨울을 보내는 천연기념물 큰코니는 봄이 되면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 이 의문을 풀었다고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가 24일 밝혔다. 위치추적장치를 통해 큰고니가 러시아 예벤키스키군 습지에서 번식을 하고 다시 주남저수지로 돌아오는 경로를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큰고니의 이동경로 연구를 위해 지난 1월 30일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했다. 그 결과, 큰고니는 3월 2일 주남저수지를 떠나 약 석 달에 걸쳐 북한-중국 단둥-내몽골-러시아 예벤키스키군 습지(번식지)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큰고니는 평균시속 51㎞ 정도로 북한 해주시를 지나 약 923㎞를 비행해 다음날인 3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하천에 도착했다. 이후 14일간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365㎞를 이동했고, 18일 중국 내몽골자치구 퉁랴오(通遼) 인근 습지에서 16일간 휴식을 취했다. 4월 3일에 다시 이동을 시작한 큰고니는 내몽골자치구 후룬베이얼(呼倫貝爾) 습지와 러시아 부랴티야 지역의 호수 등에서 머물다가 6월 7일 최종적으로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예벤키스키군 습지에 도착했다.

9월 29일까지 예벤키스키군 습지에 머물던 큰고니는 다시 여정에 나서 러시아 부랴티야 지역의 바이칼호 인근 습지와 내몽골자치구 퉁랴오에서 머물렀다. 11월 9일에 다시 출발하여 37시간을 비행 후 11월10일 주남저수지에 도착한다. 큰고니의 이동 경로를 거리로 측정해보니 왕복 8265㎞(갈 때 4036㎞, 돌아올 때 4229㎞)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은 “번식지로 간 큰고니가 겨울을 나기 위해 다시 같은 장소를 찾는다는 것을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해 증명한 첫 사례”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역학조사과와 한국환경생태연구소, 창원시 푸른도시사업소 주남저수지과가 협업으로 진행했다.

큰고니에 부착된 위치추적장치는 국내에서 개발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동통신시스템 기반의 야생동물 위치추적기(WT-300)를 이용했다. 이 기기는 배낭형식의 태양광 충전방식을 사용하며 2시간에 한 번씩 위치를 확인하여 1일 1회씩 일괄 좌표를 알려주고 있다.

큰고니 이동경로에 대한 연구정보는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에서 문화재 공간정보서비스(gis-heritage.go.kr)와 연계한 ‘천연기념물 생태지도’를 통해 국민에게 꾸준히 공개해 나갈 예정이다.

장재선 선임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한 큰고니 모습이 주남저수지에서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