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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는 과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일군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 노동자의 삶을 다룬 ‘미나리’가 다시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내년에 열릴 아카데미를 향한 대장정의 출발점으로 여겨지는 선댄스영화제에서 올해 초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시선을 끈 데 이어 최근엔 덴버영화제에서 또 수상하고, 아카데미상 주요 부문의 유력한 후보작으로도 거론되면서 관심을 키우고 있다.

24일 수입·배급사 판씨네마에 따르면, ‘미나리’는 지난 8일 폐막한 덴버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선댄스와 미들버그, 하트랜드영화제에 이은 관객상 ‘싹쓸이’의 수상 행렬이었다. 더불어 주연을 맡았던 스티븐 연은 최우수연기상도 받아 오스카 후보 지명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미나리’는 지난달 말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 처음 소개됐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된 후 부산에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을 통해 국내 일부 관객과 만났다. 그 자신이 이민 2세대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하고, 한국계 미국인인 스티븐 연과 한국배우 한예리, 윤여정 등이 출연해 대사의 90% 이상을 한국어로 연기하는 통에 배경으로 쓰인 아칸소 시골마을만 아니라면 한국영화로 착각할 정도였다. 감독과 배우는 198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 가정의 애환을 잔잔하지만 무게감 있게 그려냈다.

여기에 미국 현지 매체들의 호평이 쏟아졌고,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미국의 A24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결국 미국 개봉 일정을 12월 11일로 잠정 확정했다. 내년 3월 15일에 후보작을 발표하고, 4월 25일 시상식을 개최하는 아카데미 일정에 합류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나리’에 대한 아카데미 후보 지명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19일 미국 영화매체 버라이어티는 ‘2021 오스카 예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주연상 등 ‘미나리’를 주요 부문의 유력한 후보작으로 점쳤다. 작품상 후보로는 ‘톱 5’안에 들었다. ‘노마드랜드’ ‘맹크’ ‘디 오리지널 오브 더 시카고 7’ ‘원 나이트 인 마이애미’ 등과 함께 거론됐다. 감독상과 각본상도 ‘톱 5’ 안에 포함됐다. 각본상은 첫 번째 후보작으로 꼽혔다. ‘기생충’은 놓쳤던 연기자상에도 고루 후보로 예상됐다. 남우주연상에 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에 윤여정이 ‘톱 5’로 찍혔고, 여우주연상에 한예리, 남우조연상에 앨런 킴은 10위 권 안팎에서 후보로 거론됐다.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