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27일 인천 부평구 힘찬병원의 수술실에서 왕배건 원장이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를 이용해 수술하고 있다. 힘찬병원 제공

인천 부평 힘찬병원 마코로봇 수술 호평

안전선 벗어나면 로봇팔 멈춰
수술범위 외 불필요 손상 예방
뼈에 구멍내 고정하는 과정없애

美 FDA 유일하게 승인한 로봇
교정효과 좋고 환자 회복도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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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인천 부평구 힘찬병원의 한 수술실에 70대 A 씨가 들어왔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 위해서다. 수술대에 누운 A 씨가 마취에 들어가자 왕배건(사진) 부평힘찬병원 원장을 비롯한 의료진은 빠르게 무릎을 절개하고 뼈를 드러냈다. 여기까지는 보통의 인공관절 수술과 같았지만, 의료진은 뒤이어 특별한 작업을 추가로 진행했다. 수술부위를 중심으로 위아래에 무릎뼈의 정렬을 정교하게 맞추기 위한 센서를 설치하고, 사전에 인공관절 설치를 위해 깎아내기로 계획한 뼈의 범위를 수술실 내 모니터로 확인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뼈를 깎는 작업이 시작되자 한국 스트라이커의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가 등장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 연골이 모두 마모돼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는 마지막 단계에서 손상된 뼈를 깎아낸 뒤 인공관절 구조물을 넣는 수술이다. 기존 수술은 의사들의 수술 노하우와 경험 등을 바탕으로 손수 수술 부위를 깎아내지만,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사전에 계획된 수술 범위를 바탕으로 로봇이 깎아내는 과정에 일부 개입한다. 이날 수술실에서도 로봇을 이용해 뼈를 깎아내던 의료진이 화면상에 초록색으로 표시된 ‘햅틱존’(수술 영역을 표시하는 가상의 안전선)을 살짝 벗어날 때마다 로봇 팔에 부착된 톱이 바로 작동을 멈췄다. 의료진도 수술 과정에서 환부보다도 모니터를 집중해서 쳐다보면서 절삭 작업을 진행했다. 그만큼 정확성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이다. 수술을 진행한 왕 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CT 촬영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분석해 수술 계획을 수립하고, 수술 범위 외의 불필요한 손상을 예방할 수 있게 한다”며 “이로 인해 수술의 오차 범위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여 환자의 출혈과 통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2019년 ‘슬관절수술저널’(The Journal of Knee Surgery)에 발표된 논문 ‘마코로봇수술에서 뼈 절삭의 정확성’에 따르면 105명의 환자 중 94.29%인 99명의 수술이 계획된 절삭범위 1㎜ 이내에서 수술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코로봇은 무릎 전치환술 및 부분치환술, 고관절 전치환술에 대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인공관절 수술로봇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의 경우 말기 관절염으로 연골이 모두 닳아 있거나 내측 또는 외측 연골의 마모로 다리가 휘어지는 변형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 수술은 휘어진 다리를 바로 잡고, 다리 축이 일직선상에 놓이도록 교정한다. 이 교정을 위해 기존 수술에 포함되는 뼈에 구멍을 내서 고정하는 작업이 들어가지 않는 점도 환자의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 그 대신 설치된 센서가 정교하게 다리 축의 정렬을 잡아주기 때문에 구멍을 추가로 뚫을 필요가 없다.

왕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이 정교하게 진행될수록 삽입된 인공관절이 부하를 더 균형적으로 분산하기 때문에 마모의 진행도 더 느려지고 사용 연한도 늘어난다”며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환자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로봇수술과 일반수술을 받은 환자 400명의 수술 전후 다리 정렬 각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다리 축 교정 각도는 7.56도,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교정 각도는 6도로,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1도 이상 더 바르게 교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왕 원장은 “마코로봇을 이용한 수술의 예후가 좋고 환자 만족도도 높은 만큼 힘찬병원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