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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텀블러 관리 ‘꿀팁’

물로만 헹구면 세균 득실득실
세척용품 쓰고 완벽하게 건조를

스테인리스 첫 사용 연마제 주의
휴지에 식용유 묻혀 내부 닦아야

기름때 베이킹소다·과탄산소다
녹·물때는 식초·구연산 효과

오래 쓰려 비싼 제품 사기보다
6개월마다 교체하는 게 좋아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 상무는 ‘텀블러 예찬론자’다. 그는 매일 아침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사서 먹는데, 반드시 개인 텀블러에 커피를 받는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오래 커피를 마실 수 있고, 텀블러 사용 음료 할인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종이컵을 안 써 작게나마 환경보호에 일조할 수 있다는 점도 그가 텀블러를 사랑하는 이유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박 상무는 텀블러 ‘사후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다. 커피를 마신 후 물에 한번 쓱 헹구고 다음 날 다시 텀블러를 그대로 사용한다. 육안으로 보기에 너무 더럽다는 생각이 드는 날에만 특별히 뜨거운 물을 사용해 텀블러를 헹군다. 후배들은 “그럴 거면, 그냥 일회용 컵을 쓰세요”라고 하지만, 박 상무는 “별문제 없다”며 고집을 꺾지 않는다. 복직편살(복잡한 직장 편하게 살기 위한 정보) 취재팀은 박 상무의 텀블러 사용법이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하면 텀블러를 청결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등을 샅샅이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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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편 = 먼저 구입 팁이다. 텀블러를 장만할 때는 흔히 ‘비싼 텀블러를 사서 오래 써야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좋은 생각이 아니다. 텀블러를 오래 쓰면, 내부에 닿는 음료의 염분 등이 부식을 일으켜 내구성에 문제가 생긴다. 부식으로 내부 코팅이 벗겨지면 마찰 부위에서 유해한 중금속이 음료에 녹아 나올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텀블러는 오래 사용할 용도로 지나치게 비싼 제품을 구매하기보다는 자주 교체가 가능한 제품을 택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6개월에서 최대 8개월 주기로 교체하는 것을 권고한다.

사람을 볼 때 그렇듯, 겉모습만 보고는 텀블러를 제대로 알 수 없다. 텀블러의 크기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음료를 많이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제품의 크기와 실제 규격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스타벅스 ‘SS 로키 오텀 사이렌 텀블러’와 ‘20 SS 미르 핸들 애니버서리 텀블러’ 제품은 겉보기에는 지름이나 높이가 비슷하다. 하지만 실제 용량은 각각 473㎖, 591㎖로 꽤 차이가 났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제공하는 음료 용량을 기준으로 하면 ‘로키’ 텀블러는 ‘그란데 사이즈’까지, ‘미르’ 텀블러는 ‘벤티 사이즈’까지 담을 수 있다. 투썸플레이스의 ‘투썸350보온병’과 ‘투썸보온병(350)’ 제품도 마찬가지다. 용량은 같지만, 겉 크기는 꽤 차이가 난다. 텀블러 구입 시 제품에 부착된 라벨이나 제품설명표의 규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내구성이 좋은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찾는다면 스테인리스 종류에 주목해야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텀블러에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소재는 크게 ‘STS304’ ‘STS201’로 나뉜다. 차이는 크롬과 니켈의 함유량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STS304’를 권고하고 있다. ‘304’와 ‘201’ 모두 식기에 사용되는 스테인리스이긴 하지만 ‘201’은 ‘304’와 비교해 크롬과 니켈의 용량은 적고 망간 용량은 커 상대적으로 부식되기 쉽기 때문이다. 주요 커피전문점 4곳(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매장을 방문한 결과, 제품설명표에 스테인리스 종류를 명시해놓은 곳은 투썸플레이스뿐이었다. 그러나 투썸플레이스 제품 중에서도 스테인리스 종류가 적힌 제품이 있고 생략된 제품이 있었다.

◇세척편 = 텀블러는 세균 번식에 취약하다. 잘 안 씻을 생각이면, 처음부터 텀블러를 사용하지 않는 게 더 좋다. 텀블러에 입을 댄 순간, 세균은 번식하기 시작한다. 맞닿은 사람의 입을 통해서 침과 함께 넘어온 세균이 내용물과 섞이면서다. 한 마리에서 백만 마리까지 증식되는 데 불과 4∼5시간이 걸리며 2∼3일 정도가 지나면 급격히 증가한다. 캐나다 ‘공공보건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씻지 않은 물병에서 발견된 박테리아의 60%는 연쇄상구균처럼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종류다. 이렇듯 세균으로 오염된 음료를 마시면 장내세균이 복통이나 구강염을 일으키며, 입안에 상처가 있다면 세균이 혈류를 타고 들어가 심내막염(심장 안쪽을 감싸는 막이나 판막에 생기는 염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뜨거운 물만 사용해서는 텀블러를 제대로 씻을 수 없다. 멸균을 위해서는 물의 끓는점보다도 높은 최소 120도의 물 온도가 충족돼야 한다. 펄펄 끓는 물로 충분히 세척하는 게 아닌 이상 일부 병원균은 여전히 살아남는다. 특히 입구가 좁고 속이 깊숙한 형태의 텀블러의 경우 세균이 증식하는 음료 입자를 구석구석 충분히 씻어내기 힘들다. 아울러 텀블러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워 보관하는 것도 잘못된 세척법이다. 물이 식으면서 세균이 다시 증식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물과 텀블러 내부를 깨끗하게 씻어낼 세척용품을 반드시 함께 사용해야 한다.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구매한 후 저지르는 첫 실수가 제품을 곧바로 사용하거나 대충 헹구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연마제’가 음료와 함께 그대로 입안으로 흘러든다. 연마제가 텀블러 내부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텀블러를 사용하기 전에 휴지나 종이 수건에 식용유를 적당량 묻혀 검은색이 묻어나오지 않을 때까지 내부 표면을 닦아내야 한다. 또 텀블러를 오래 사용하면 주방 세제로 제거되지 않는 찌꺼기가 축적돼 때가 된다. 이런 녹과 물때에는 식초나 구연산 같은 산성, 기름이 낀 찌든 때에는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같은 알칼리성 세척용품이 도움이 된다.

플라스틱 텀블러는 열에 약해 뜨거운 물로 세척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70도 이상에서는 텀블러의 형태 자체가 변형될 수 있다. 또 플라스틱 성분 중 유해한 화학물질이 물속에 녹아 나올 위험도 있다. 따라서 플라스틱 텀블러는 미온수에 세척용품을 오랫동안 풀어놔야 안전하고 깔끔하게 씻어낼 수 있다.

◇건조편 = 이렇게 세척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가장 중요한 과정이 하나 남았다. 바로 건조다. 세척 후 텀블러를 말리지 않고 곧바로 사용하거나 바로 뚜껑을 닫아 보관하면 덜 마른 물기 속에서 세균이 다시 번식한다. 텀블러를 세척한 후에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한 후 통풍이 잘되거나 햇볕이 잘 드는 곳에 거꾸로 세워 건조해야 한다.

손기은 기자, 정혜진 인턴기자